by피용익 기자
2011.12.01 18:42:56
박삼구회장 지분 매각 직후 `날벼락`
계열분리 작업 당분간 중단 `불가피`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에게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됨에 따라 금호석유화학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분리 작업에 새 변수가 될 지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그룹은 박 회장에 대한 영장 청구가 계열분리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 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금호석화는 공정거래위원회에 행정소송을 내는 등 계열분리에 적극적이었다. 특히 박 회장의 형인 박찬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석화 지분을 최근 매각하면서 계열분리는 속도를 내는 듯 했다.
지난달 30일 박삼구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073240) 전무는 각각 보유하고 있던 금호석유(011780)화학 5.3%와 5.15%를 국내·외 기관투자가 100여 곳에 매각한 바 있다.
금호석화는 조만간 아시아나항공(020560) 지분(13.6%)과 대우건설(047040) 지분(3.5%)을 매각해 계열분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검찰이 박찬구 회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계열분리 작업은 일시적인 중단이 불가피해졌다.
금호석화는 박찬구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갑작스러운 일이다.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계열분리에 대한 입장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지만, 지금 상태로는 지켜보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4월 금호석유화학 본사와 거래처를 압수수색하는 등 박찬구 회장의 혐의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다. 지난 2009년 6월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해 대우건설 매각 사실을 파악하고, 사전에 금호산업 지분 전량을 매각해 100억원대의 손실을 피한 혐의다.
당시 박 회장은 혐의를 부인했고, 금호석유화학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임원 4명을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검찰에서 특별한 움직임은 없었다. 박찬구 회장은 지난 8월 출국금지 조치가 풀려 중국 상하이로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검찰이 압수했던 회사 기물과 서류를 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일각에서는 박찬구 회장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 청구가 금호석유화학그룹의 경영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 업계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금호석화 지분을 매각한 직후 금호석화 경영권을 넘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