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프리뷰)심리적 지지선에 걸린 증시

by강신혜 기자
2004.03.23 16:29:56

[edaily 강신혜기자] 9·11사태와 이라크 전쟁 이후 테러라는 솥뚜껑만 보면 놀라는 미국 증시가 어제는 하마스의 야신 쇼크로 다시 하락,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심리적 지지선 근처까지 밀렸다. 다우존스지수는 전일비 1.2% 하락한 1만64까지 떨어지며 1만선 붕괴를 바로 앞에 두게 됐다. 올들어 3.7% 하락한 다우지수는 현재 50일 이동평균인 1만509와 200일 이동평균인 9799의 중간에 걸려 있는 상태. 나스닥 지수역시 이날 1897까지 하락한 후 1.57% 하락한 1909.90에 장을 마쳤다. 다우와 마찬가지로 50일 이동평균선 2048과 200일 이동평균선 1886 사이에 걸린 나스닥은 올들어 4.6%, 1월 고점대비 11.3%나 하락했다. 와코비아증권의 브라이언 피스코로스키 분석가는 "별 재료가 없는 시장이 테러 우려를 그대로 빨아들이고 있다"며 "기술적 지표도 최근 몇주동안 악화되고 있어 당분간 조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이버트레이더의 전략가인 켄 타워도 주요 지수가 지난주 연중 최저치를 경신한 후 좁은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시장이 벨류에이션 하락을 받아들이고 있는 조정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늘 증시 역시 시장에 영향을 줄만한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해외 요인이 시장 분위기를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점은 무차별 하락세를 보였던 아시아 증시가 시간이 갈수록 점차 냉정을 되찾고 있다는 것. 대만 가권지수는 장막판 낙폭을 확대하긴 했지만 개장초에 비해서는 기력을 많이 회복하며 전일비 2.94% 하락한 6172.89에 장을 마쳤다. 천수이볜 총통의 선거법 개정안 수락 소식에 투자심리가 안정된 가운데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 낙폭이 줄었다. DDR D램 현물가격이 13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파워칩, 프로모스, 난야 등 주요 D램 제조업체들의 주가는 상한가를 쳤다. 일본 증시도 낙폭을 줄였고 싱가포르, 홍콩 증시는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미국 주가지수 선물시장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시카고 상업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나스닥100선물지수는 오전 12시50분(현지시간) 현재 6.00포인트 상승한 1388.50을, S&P500 선물은 3.00포인트 오른 1096.30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대만의 경우 천 총통의 전격적인 재개표 수용 발표에 대해 야당이 선거법 개정 논의는 지연전술이라고 맞서고 있어 선거를 둘러싼 분쟁은 좀처럼 가라앉지 못할 전망이다. 또 전일 하마스의 지도자 야신의 사망으로 알카에다가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피의 보복을 촉구하고 나선 탓에 투자가들의 불안감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유가도 여전히 시장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내에서도 감산 연기를 놓고 회원들간의 의견이 엇갈린 점도 시장을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 오크트리에셋매니지먼트의 로버트 피브릭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시장에는 온통 불확실한 것 투성"이라며 "테러뿐만 아니라 기업 실적, 유가, 11월 대선 등 모든 불확실한 상황이 시장 투자를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골드만삭스가 오늘 12∼1월중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전문가들은 주당 순익을 전년 동기의 1.29달러에서 상승한 1.65달러로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