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상장기업 배당 5년 연속 사상최고…올해 124조원

by김형욱 기자
2017.05.29 11:10:31

순익증가 덕에 전년比 4%↑…배당성향은 2년 연속 감소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이 집계한 일본 상장기업의 연도별 배당성향(위) 및 배당액 추이. /닛케이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일본 상장기업의 배당액이 5년 연속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기업 수익성 개선 여파다. 그러나 배당 성향은 2년 연속 감소했다. 일본 내수 경기 회복과 기업의 수익성 개선과 함께 주주 환원 확대 정책이 반영되고 있지만 그 속도는 더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이 29일 일본 내 모든 상장기업의 배당실적과 계획(일부는 예상치)을 집계한 결과 올해 배당(예정)액은 12조4000억엔(약 125조원)으로 전년보다 4% 늘었다. 총액으론 8년 연속 증가, 5년 연속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다. 일본 증시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라는 걸 고려하면 개인도 약 2조5000억엔(약 25조원)을 배당받을 전망이다. 투자신탁 회사 뮤추얼펀드를 통한 간접 보유분을 포함하면 실제 배당액은 이보다 더 클 전망이다. 닛케이는 소비 촉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이동통신회사 NTT도코모는 올해 배당을 주당 150엔으로 30엔 늘렸다. 배당성향도 5.5%포인트 높였다. 생활용품 회사 카오(花王)도 28기 연속 배당을 늘렸다. 배당성향도 1.5%포인트 높였다. 엔화 강세 흐름 속 수익성에 어려움을 겪는 자동차 등 수출주도 배당을 늘리는 추세다. 닛산자동차와 혼다도 수익성 감소 예상되는 가운데 연간 배당액을 각각 주당 53엔, 5엔 늘렸다.



전체 배당액은 늘었지만 평균 배당 성향은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닛케이는 올해 배당성향이 33%로 전년보다 1.5%포인트 내리리라 전망했다. 배당 증가 속도가 기업의 이익 증가 속도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후지쯔(富士通)는 연결순이익이 64% 늘 전망이지만 안정성을 중시하며 배당은 11엔으로 2엔(22%) 늘이는 데 그쳤다. 배당 성향은 15.6%로 자연스레 5%포인트 내렸다.

주가 부양을 통해 주주 가치를 실현하는 자사주 매입 움직임도 더뎠다. IN정보센터에 따르면 올 4월부터 5우러24일까지 설정된 자사주 매입 계획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0% 적었다. 닛케이는 닛케이225지수가 2만을 육박할 정도로 주가 상황이 좋으므로 자사주 매입 카드는 증시가 안 좋아질 때를 대비해 남겨두는 기업이 많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이와 함께 상장 기업의 올해 순이익 역시 다시 한번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리라 전망했다. 기업의 현금 보유량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미즈호증권의 수석 주식전략가 기쿠치 마사토시는 “설비투자를 이유로 주주환원 정책을 제한하는 기업이 많다”며 “풍부한 보유 현금을 잘 활용한다면 투자와 주주 환원을 양립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