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없다"던 골드만삭스 CEO…"가을에 1~2번" 전망 수정, 왜?

by양지윤 기자
2024.08.07 15:51:57

데이비드 솔로몬 CEO "경기침체 없을 것"
월가 일각 조기 금리인하설 일축
글로벌 급락, 일본은행 금리인상 때문
"강한 상승 후 조정…건전한 현상이나 단기 변동성 우려"
'샴의 법칙' 고안자도 "경제 상태 영호…금리 압박만 덜어내면 돼"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9월 이전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아무런 조치도 볼 수 없을 것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FP)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연준의 긴급 금리인하설과 관련해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경제지표와 연준의 메시지를 보면 가을에 한 두 차례 금리인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블룸버그통신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쇼’에 출연해 “미국 경제는 계속 살아날 것이고 경기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월가 일각에서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 긴급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자 이를 일축한 것이다.

지난주 7월 비농업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증시 폭락이 이어지자 월가 일각에선 연준이 기준금리를 빠른 시일 내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실망스러운 경제지표를 감안해 통화정책 전환이 곧 시작될 것이란 신호를 보냈어야 했는데, 이 시기를 놓쳤다는 것이다. 이에 연준이 긴급 금리 인하에 나서거나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이상 내리는 이른바 ‘빅컷’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잇따랐다. 파생상품 시장에선 지난 5일 한때 연준이 일주일 안해 금리를 인하할 확률이 60%에 달하기도 했다.

솔로몬 CEO는 7월 고용지표와 관련해 “끔찍한 고용보고서가 아니었고, 사람들의 예상보다 약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5일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데 대해선 일본은행의 정책 금리인상으로 시장이 충격을 받았다고 짚었다. 투자자들이 일본에서 저금리에 돈을 빌려 고금리 국가의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엔캐리트레이드를 청산하며 시장에 충격파를 안겼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최근 충격이 조금 더 길게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시장이 매우 강한 상승세를 보인 후 조정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건전한 현상일 수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솔로몬 CEO는 시장이 금리 인하 속도에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5월에는 연준이 연내 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 있다고도 말한 뒤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를 완화했다.

시장에선 그와 마찬가지로 긴급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클라우디아 샴 뉴센추리 어드바이저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우리는 지금 경기 침체에 빠져 있지 않다. 하지만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지 않으며 이자율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상당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한꺼번에 금리를 내릴 필요는 없지만, 경제에서 압박을 덜어낼 레버를 여전히 가지고 있는 상태”라며 “미국의 경제는 좋은 상태고, 그저 금리 압박을 덜어내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기침체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 중 하나인 ‘샴의 법칙’을 고안한 경제학자다. 실업률의 3개월 이동 평균이 지난 1년 최저치보다 최소 0.5%포인트 높을 때 경기 침체의 초기 단계가 시작된다는 이론이다.

스티븐 블리츠 TS롬바르드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현재 경기침체는 없지만 연준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연말까지 경기침체가 점점 더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준은 9월 0.5%포인트 인하를 시작으로 금리인하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NBC는 “연준이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블리츠의 발언은 월가의 광범위한 정서를 대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