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종오 기자
2021.01.26 11:01:00
'조국펀드 그후' 8회
조국 재판의 3가지 쟁점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조국 펀드’ 사건의 시작과 끝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있다. 정경심 교수(조 전 장관 부인)와 조범동씨(조 전 장관 5촌 조카) 수사와 재판은 그에게 이르는 과정이었다.
검찰이 조 전 장관에게 적용한 혐의는 11개다. 이중 의혹의 출발점이었던 사모펀드 투자 등 자본시장 부문만 범위를 좁혀서 봤다. 여기엔 3가지 쟁점이 존재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1부는 현재 조 전 장관의 1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검찰은 앞서 지난 2019년 말 조 전 장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선고일은 잡히지 않았다. 조 전 장관 재판에 백원우·박형철 전 청와대 비서관 재판을 병합하는 등 재판부가 심리할 내용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법원 관계자는 “이 사건은 쟁점이 다양하다”며 “지난해 조 전 장관의 (감찰 무마 의혹 등) 직권 남용 권리 행사 방해 혐의의 심리를 마쳤고 올해 다른 사안을 심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자본시장 쪽에서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쉽게 말해 “공직자 재산 공개 대상인 조 전 장관과 가족이 주식을 3000만원 넘게 보유하고도 이를 팔거나 백지 신탁하지 않아 법을 어겼다”는 것이다. 이 혐의는 올해부터 재판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애초 제기된 사모펀드 투자를 통한 ‘권력형 범죄’ 혐의는 검찰 공소장에 담기지 않았다.
검찰이 조 전 장관 가족이 보유했다고 지목한 주식은 4개 유형이다.
① 조 전 장관 부인인 정경심 교수와 남동생은 2015년과 2017년 각각 8억원, 2억원을 모아서 조범동씨와 조씨가 총괄대표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PE)에 10억원을 건넸다. 그 대가로 남동생 명의로 코링크PE 주식 250주를 받았다.
검찰은 이 250주 중 정 교수가 낸 돈 만큼에 해당하는 200주(80%)를 조 전 장관 부부가 차명으로 보유한 공동 재산이라고 봤다. 당시 코링크PE의 순자산(2017년 말 기준 주당 2만6700원)을 고려한 200주의 가치는 500만원 선이다.
② 정 교수와 남동생 가족은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취임한 2017년 코링크PE가 조성한 사모펀드인 ‘블루펀드’에 각각 10억5000만원, 3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블루펀드는 이 돈으로 비상장사 웰스씨앤티 주식 4억원어치와 전환사채 9억원 규모를 인수했다.
검찰은 블루펀드가 투자한 웰스씨앤티 주식 4억원 중 정 교수와 조 전 장관 투자금 몫인 2억7000만원(68%) 가량을 조 전 장관 부부가 펀드를 통해 차명 보유한 주식이라고 했다.
③ 정 교수와 남동생은 2018년 각각 3억5000만원, 2억5000만원을 투자해 코링크PE가 경영권 인수를 진행 중인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의 실물 주식 12만 주를 샀다.
이는 정 교수 남동생의 처남과 지인 명의로 인수했으나 실제론 정 교수가 자신의 은행 금고에 7만 주를 직접 보관했다. 따라서 WFM 주식 3억5000만원어치는 조 전 장관 부부가 실소유한 것이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④ 정 교수는 2018~2019년 남동생과 미용사, 투자 전문가 명의의 증권 계좌로 2억7750만원을 이체해 주식을 사고팔았다.
검찰은 여기에 위계에 의한 공무 집행 방해, 증거 위조 교사 혐의를 추가했다. 조 전 장관 부부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보유 재산을 허위 신고해 위원회의 심사 업무를 방해하고,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며 코링크PE 직원들에게 서류 위조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조 전 장관은 자신의 재산 신고 때 부인인 정 교수가 조범동씨와 코링크PE에 지급한 8억원을 정 교수가 조범동씨 부인과 남동생에게 개인적으로 빌려준 대여금이라고 기재한 바 있다.
문제는 혐의 입증에 쟁점이 많다는 점이다.
우선 정경심 교수와 남동생이 조범동씨와 코링크PE에 건넨 10억원의 성격을 어떻게 볼지 논란이 분분하다. (‘조국펀드 그후’ 2회 기사 참고) 만약 이를 투자가 아닌 대여(대출)로 본다면 정 교수 남동생이 받은 코링크PE 주식 250주도 투자의 대가로 소유한 주식이라기보다 대출 담보에 가깝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 사모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한 기업의 주식을 펀드 출자자의 소유로 간주할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비록 정 교수 등이 펀드의 투자 대상을 미리 알았다 해도 법상 정 교수가 보유한 것은 펀드 자산일 뿐 펀드가 투자한 회사의 주식은 아니기 때문이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본인이 직접 회사에 출자하는 것이 아니라 펀드에 가입하는 간접 투자의 경우 공직자 재산 신고 때 펀드 재산만 예금으로 신고하면 된다”고 했다.
마지막 쟁점은 조 전 장관이 부인의 투자 내용을 잘 알고 있었냐는 점이다.
자본시장 분야 재판에 정통한 법조계 관계자는 “형사 처벌이 이뤄지려면 피고가 고의로 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검찰이 입증해야 한다”면서 “재산 신고 의무자인 조 전 장관이 부인인 정 교수의 투자 내용을 잘 몰랐고, 검찰도 조 전 장관이 일부러 허위 재산 신고를 했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하면 무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부인의 재테크에 얼마나 관여했을까? 본지는 조 전 장관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으나 “언론과 통화 또는 인터뷰는 사양한다”는 회신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