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강서구청장 '무공천→공천' 검토…이철규 "공천 분위기로 기울어"
by이상원 기자
2023.09.05 16:56:33
민주당, 진교훈 단수공천에 與 고심
'해볼 만하다' 목소리에…김기현 장고
김태우 전 청장 최종 검토 중
김진선 당협위원장과 경선설도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국민의힘이 오는 10월 치러질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공천 여부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을 단독 공천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민의힘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다만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일각의 목소리에 당 내부에선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의 공천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도 이어지고 있다.
|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의 한 빌딩에서 오는 10월 치러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위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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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공천 여부를 이번 주 내 결정할 방침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날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금명간에라도 결정을 내려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면서도 “아직 공천 여부를 확정 짓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방위산업 육성과 발전방안을 위한 연속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강서구청장 공천 여부는)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오는 7일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결정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무공천’ 기조에서 공천으로 무게를 바꾸는 모양새다. 당초 김 전 구청장 귀책 사유로 발생한 보궐선거이기에 무공천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기류가 강했으나 김 전 구청장이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지 3개월 만에 사면 복권되면서 ‘귀책 사유 자체가 없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공천 사무 전반을 도맡고 있는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이날 이데일리와 만나 “실제로 (공천쪽으로) 기울어가는 분위기가 있다”며 “(후보를) 못 내라는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무총장은 “당규에도 ‘비리 또는 선거법 위반 등으로 보궐선거가 치러졌을 때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있다’고 돼 있다”며 “‘하지 않아야 한다’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무공천 기조가 바뀐 것인지’에 대해선 “‘우리가 선제적으로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자’라는 그런 얘기였다”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기에 김 전 구청장의 사면이 곧 ‘윤심’(尹心,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당 지도부가 더욱 고심에 빠지게 됐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시그널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대통령실과 당과 엇박자를 내는 그림을 낼 필요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날 민주당이 경찰 출신인 진 전 차장을 전략공천하기로 한 만큼 검찰 수사관 출신인 김 전 구청장을 공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며 “‘해볼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당 중진인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김 전 구청장이 처벌받아서 보궐선거에 나온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책임 있는 사유에 의해서 보궐선거가 생긴 경우와 다르게 공천을 새로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당 지도부는 경선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김 전 청장의 단수 공천하기에는 모양새가 안 좋아 보일 수 있고 김진선 현 국민의힘 강서병 당협위원장도 후보로 등록했기에 둘을 경선하는 방식으로 결정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