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급여 8개월 만에 1조원 밑으로…숙박·음식점업은 여전히 ‘울상’

by최정훈 기자
2021.10.12 12:00:00

고용부, 9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
구직급여 8개월 만에 1조원 밑으로…상반기 이후 신청자 감소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 26년만에 1000만명 돌파
제조업·청년 일자리 증가세…숙박·음식점업은 어려움 지속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올해 들어 1조원대를 유지하던 실업급여(구직급여) 지출 규모가 지난달 1조원 밑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대폭 늘어난 구직급여 신청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결과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또 제조업과 서비스업, 청년 일자리 모두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서비스업은 여전히 어려움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지난 달 9일 서울 노원구 서울북부고용센터 앞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대기해 있다.(사진=연합뉴스)
12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1년 9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수혜자는 61만 2000명으로 전체 수혜금액은 9754억원이었다. 구직급여 수혜자는 61만 2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8만 6000명이 줄었고, 수혜금액은 1909억원 줄었다.

구직급여 수혜자에게 구직급여 1회가 지급될 때 수혜금액인 지급 건수당 수혜금액은 약 140만원이다. 구직급여는 실업자의 구직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수당으로, 실업급여가 대부분을 차지해 통상 실업급여로 불린다.

지난달 구직급여는 8개월 만에 처음으로 1조원 밑으로 내려갔다. 구직급여 지급액은 지난 2월 1조 149억원을 기록하면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이후 이후 지급액은 △3월 1조 1790억원 △4월 1조 1580억원 △5월 1조 778억원 △6월 1조 944억원 △7월 1조 393억원 △8월 1조 371억원 등 8개월 연속으로 1조원대를 유지했다.

앞서 고용부는 백신접종 확대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부터 1조원대 밑으로 지급액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지만, 코로나19 4차 유행의 장기화 영향으로 고용시장의 회복세가 예상을 밑돌면서 전망이 빗나갔다.

고용부는 고용시장 회복과 지난해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실제로 구직급여 신청자는 7만 9000명으로 제조업이 5000명이 줄었고, 도소매업이 4000명, 숙박음식점업이 3000명 등이 줄어드는 등 전년동월 대비 20.4%를 감소했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구직급여 수급 기간이 4개월에서 9개월까지로 기간이 정해져 있는데 지난해 하반기와 상반기 구직급여 신청자의 수혜 기간이 끝난 뒤 새로 들어오는 신청자 숫자가 지금 계속 감소하고 있다”며 “총 수혜자 수가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며 지급액도 1조 원 아래로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보험 서비스업 가입자 및 증감 장기 추이(자료=고용노동부 제공)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451만 8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9만명 증가했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40만명대 전년동월대비 증가폭을 보이다 둔화됐다.

고용부는 “고용보험 가입자가 내수 개선과 수출호조 및 비대면, 디지털 전환 등에 힘입어 대다수 업종에서 증가했다”면서도 “8월 이후 증가폭이 둔화된 것은 지난해 추경 일자리사업으로 증가했던 공공행정 산업 가입자가 기저효과로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공행정 산업의 가입자는 지난 8월엔 전년동월대비 4만 5000명이 줄었고, 9월엔 8만 3000명이 줄었다.

제조업 가입자는 8개월째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361만명으로 전년동월대비 8만 9000명 늘었다. 고용 침체기를 겪던 제조업은 수출 호조, 소비심리 개선, 글로벌 경기 회복 등의 영향으로 올해 1월부터 증가세로 전환됐다.

청년 구직자가 모여있는 30대 가입자도 24개월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특히 숙박음식, 제조업 등은 감소폭 축소되고, 보건복지 등에서 증가폭이 확대됐다. 60세 미만 전 연령층에서 인구 감소에도 가입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달 서비스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1001만 5000명으로 고용보험 도입 26년 만에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적용대상 확대, 두루누리사업 및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확대 등 사회안전망 강화 정책을 지속 추진해 온 성과라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특히 비대면 수요증가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 정부 정책지원 등에 힘입어 출판영상통신, 교육서비스, 보건복지 등 대부분 업종에서 가입자가 늘었다.

그러나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서비스업은 여전히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음식점업은 지난달 가입자 수가 전년동월대비 13만 9000명 줄었고, 숙박업도 1만 9000명 줄었다. 방역지침 준수,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 영향이라는 게 고용부의 분석이다. 특히 이들은 지난해 가입자수가 대폭 줄었던 기저효과까지 감안하면 고용 충격이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천 미래고용분석과장은 “9월의 노동시장 상황은 코로나19의 지속에도 불구하고 내수 개선 및 수출 호조, 백신접종 확대 등의 영향으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숙박·음식업 등 대면서비스업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며 “코로나19의 확산세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대외 경제회복 지연 등 불확실성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고용상황은 더욱 면밀히 모니터링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