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피용익 기자
2015.07.27 15:46:16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대기업 적극 참여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하지나 기자] 정부는 취업 희망자들이 중소기업을 거쳐 대기업으로 가는 ‘디딤돌’을 놓아주기로 했다. 대기업이 청년들의 교육훈련을 지원하고 협력업체 및 벤처기업 취업을 알선한 뒤 나중에 채용 시 이들을 우대하는 프로그램이다. SK그룹이 먼저 시작하고 다른 대기업들도 동참할 전망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 브리핑에서 “SK그룹이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력해서 취업희망자를 대상으로 3개월간 직업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며 “교육을 마치면 협력업체, 중소·벤처기업에 알선하고, 3개월간 협력업체에 근무하면 대기업 채용시 우대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내용의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 중소기업 입장에선 취업 기피현상을 극복할 수 있고, 대기업은 숙련된 인력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SK그룹은 이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2016∼2017년 2년간 정보통신기술(ICT)과 소프트웨어, 통신 등의 분야에서 4000명 정도가 협력업체에 취업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다른 대기업들도 이 시스템을 도입하도록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30대 그룹이 모두 참여할 경우 2년간 총 5만50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강기룡 기재부 과장은 “디딤돌 채용 프로그램은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상생 차원에서 협력업체의 신규 채용을 지원하고, 한편으로는 이들이 향후 대기업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조만간 대기업이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기업이 채용을 조건으로 대학과 계약을 맺어 졸업 후 취업을 보장하는 ‘계약학과’를 늘리기로 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와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력이 일치하지 않는 ‘미스매치’를 해소해 청년실업 문제를 풀겠다는 취지에서다. 여기에는 LG그룹이 먼저 참여한다.
최 부총리는 이에 대해 “LG그룹이 해당 지역에 있는 전문대학과 산학협력을 통해 맞춤형 학과를 설립하면 졸업 후에 LG 계열사나 협력사에 취업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졸업 후 곧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학생들을 교육해 내보내는 것이 계약학과의 핵심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이 신입직원을 뽑더라도 재교육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경영자총연합회의 2013년 조사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을 재교육하는 데에는 평균 18.3개월이 걸리고 1인당 재교육비용은 6000만원이 들어갔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갈수록 신규 채용보다 경력직을 선호하고 있고, 이는 청년실업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계약학과 확산을 위해 기업이 일정기간 이상 임대한 건물에서도 계약학과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기업체와 대학이 동일권역(광역시·도 또는 100㎞ 이내)에 있지 않더라도 계약학과 설치를 허용했다.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와 현장실습이 확대되면 청년층은 더 일찍 취업할 수 있고, 기업은 원하는 인재를 채용할 수 있어 ‘윈윈’이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이밖에도 2017년까지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전체 공업계 특성화 고등학교로 확대하기로 했다. 스위스 방식을 모방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고등학교와 참여기업이 사전에 채용 약정을 맺고 교육과정을 함께 운영하는 제도다.
현재 16곳인 ‘유니테크(Uni-Tech, 고교 3년 과정과 전문대 2년 과정을 통합)’와 대학교 학업-산업체 현장훈련을 병행하는 IPP(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형 일학습병행제도 확대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