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피랍` 나이지리아, 외국인 납치 잇따라

by노컷뉴스 기자
2006.06.07 19:46:32

외국인 직원 납치 올들어 다섯번째

[노컷뉴스 제공]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에서는 남부 유전지대의 석유 통제권과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무장단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이들 무장단체들은 석유개발과 관련한 외국인 기술자들을 잇따라 납치하는가 하면 정유설비와 유조선을 공격하기도 하는 등 갈수록 폭력화하고 있다.

무장 반군들은 올들어 정유산업에 대한 거듭된 테러를 자행하고 있으며, 외국인 직원 납치만 올들어 다섯번째다.

델타 지역 무장단체들은 외국계 기업 유전 기술자들을 납치한 뒤 몸값을 받거나 송유관에서 대량의 석유를 훔쳐 동유럽 등의 암시장에 팔아 넘기며 거액의 자금을 마련해왔다. 이 자금은 대량의 무기를 사들이고, 반정부 운동을 벌이는 물질적 토대가 됐다.

이들 무장단체들의 석유관련 시설 공격과 외국인 납치가 이어지면서 나이지리아의 원유 생산이 최대 25%까지 감소해 국제유가 상승의 요인이 되기도 했다.

특히 무장단체가 거점으로 삼고 있는 지역은 남부 유전지대인 니제르 델타 지역.지난 주에는 '니제르 델타 청년들'이라는 무장단체가 나이지리아 석유회사인 피크 페트로늄사의 영국인 기술자 6명을 포함해 8명의 외국인 기술자들을 납치됐다가 48시간만에 풀어주기도 했다. 이들은 "피트 페르로늄이 현지 직원을 고용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며 일자리와 돈을 요구했다.

이들은 인질들을 석방한 뒤 피크 페트로늄 회사가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또다시 공격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5월 11일에는 이번에 한국 근로자들이 납치됐던 포트하커트에서 2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출근길에 괴한들에 납치됐으며 하루 전에는 미국 유전 서비스 회사 직원 1명이 총격으로 피살되기도 했다.

원유가 생산되는 니제르 델타 지대의 주민들은 정부와 외국계 회사가 막대한 석유 생산에 따른 이윤을 독점하면서 자신들은 빈곤에 허덕이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자신들의 거주지가 석유 개발로 황폐화되고 환경오염도 심각해져 삶의 터전이 황폐화되고 있지만 정부는 학교나 도로 전기공급 등 지역개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정부에 대한 불만을 품고 있다.

서방의 원유 메이져들이 석유개발로 인한 이익을 다 가져간다는 무장세력의 주장에 상당수 주민들이 공감을 하고 있는 점도 무장세력들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표적인 무장단체인 '니제르 델타 해방운동'은 지난 2월 17일 외국계 석유회사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하고 이튿날 송유관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미국과 영국 태국 등 외국인 기술자 9명을 인질로 잡았다.

이들은 특히 외국 회사들이 우리의 석유를 가져가지 못하도록 막겠다며 전면전을 선언하고 유조선과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벌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나이지라아 원유의 절반 가량을 생산하는 석유메이져 '셸'의 수출 설비가 공격을 받아 하루 40만배럴의 원유수출이 이뤄지는 포르카도스 원유선적 터미널의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으며 해상유전에서 근무하는 기술자들이 철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