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부자 베이조스, 생명 연장의 꿈 위해 수십억원 투자
by김보겸 기자
2021.09.07 14:53:28
베이조스, 불로장생 연구소 '알토스 랩스' 투자
노화 예방 위한 '리프로그래밍' 기술 연구 중
7월 아마존 주주 서한서도 불로장생 관심 보여
| 세계 최고 부자 베이조스가 불로장생의 꿈을 안고 스타트업 연구소에 수십억원을 투자했다(사진=MIT테크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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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순자산 2000억달러(약 231조5600억원)의 세계 최고 부자 제프 베이조스가 ‘불로장생’을 위한 유전자 연구에 수십억원을 투자했다.
6일(현지시간)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기술잡지인 MIT테크리뷰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유전자 리프로그래밍 스타트업인 ‘알토스 랩스(Altos Labs)’에 수백만 달러를 최근 투자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영국에서 올해 초 설립한 이 스타트업은 베이조스와 러시아 출신 정보기술(IT) 거물인 유리 밀너가 투자했다. 알토스 랩스가 투자받은 돈은 최소 2억7000만달러(약 312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토스 랩스는 노화 예방을 위한 유전자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세포에 단백질을 추가해 줄기세포 같은 상태로 되돌리도록 전환하는 ‘리프로그래밍’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기술로 인간 수명을 50년간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알토스 랩스는 보고 있다.
지난 2012년 쥐에게 이 기술을 시연한 줄기세포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야마나카 신야가 수석 과학자로 무보수 활동하며 알토스 랩스의 과학자문위원회 의장을 맡을 예정이다.
알토스는 세계적 수준의 유전과학자들에게 연봉 100만달러(약 11억원)를 제시하며 영입에 나서고 있다. 향후 일본에도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베이조스는 불로장생의 비밀에 상당히 오랜 관심을 갖고 있다. 2018년에는 ‘유니티 바이오테크놀로지’라는 항노화 회사에 투자하기도 했다. MIT테크리뷰는 “알토스에 대한 그의 지분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확실한 건 나이가 드는 것이 베이조스의 마음에 걸린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실제 지난 7월 베이조스가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나며 주주들에게 보낸 퇴임사에서도 장수에 대한 그의 관심이 드러난다. 그는 영국 진화생물학자인 리처드 도킨스의 저서를 인용하며 “생명체가 죽음을 피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그들은 끝내 주변 환경과 합쳐질 것이다. 그리고 자율적인 존재로 더는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생체시계를 돌리는 것이 그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MIT테크리뷰는 논평했다.
한편 알토스 랩스의 리프로그래밍 기술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기술 발전 수준이 위험할뿐더러 인간 치료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리프로그래밍 기술이 세포들을 젊게 만들뿐 아니라 정체성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불안이다. 피부세포가 줄기세포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등 인간에게 이 기술을 사용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