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자급제폰에서 LTE 가입 가능해져..소비자가 주의할 점은?

by김현아 기자
2020.08.20 12:34:12

①데이터 사용 많으면 유의해야..4기가 이상 5G가 유리
②공식적으로는 자급제폰만 LTE 가입 가능.. 위약금 주의해야
국회 요구로 이뤄져..고가에 다양하지 못한 5G 요금제 개선 절실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정부가 소비자가 이동통신사 유통망을 통하지 않고 직접 구입한 ‘5G 자급제폰’에 대해서는 LTE(4G)서비스 가입이 가능하도록공식화했다. 현재 국내에서 상용화된 5G폰은 LTE 연동형이어서 지금도 LTE 유심(USIM)을 끼우면 LTE로 쓸 수 있지만, 정부가 이동통신3사 행정지도를 통해 약관 변경을 강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8월 21일부터 시행되며, LGU유플러스는 전산작업 등으로 8월 28일부터 개통이 가능하다.

소비자로서는 ▲100만 원대에 달하는 5G폰으로 5G보다 저렴한 LTE 요금제를 마음놓고 쓸 수 있는 길이 생겨 좋고 ▲5G 요금제에 가입하기로 약속한 뒤 LTE로 바꿨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지원금 차액(일반적으로는 위약금으로 표현)도 정식으로 약관에 반영돼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5G 자급제폰에 LTE 유심을 끼워 쓸 경우 몇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5G폰으로 나온 갤노트20(출고가 119만9000원)을 자급제로 산 뒤 LTE에 가입해 쓸 수 있다. 그런데 내가 데이터를 한 달에 4기가바이트(GB)이상 사용한다면 오히려 LTE 가입시 요금이 많이 나올 수 있다.

이통3사의 LTE 요금제는 데이터를 4~6.5GB 주고 월 5만~5만9000원 받지만, 이통3사의 5G 요금제에선 월 5만5000원에 데이터를 9GB 주기 때문이다.

즉 한 달에 데이터를 4GB 이하로 쓴다면 LTE로 쓰고, 그 이상이라면 5G 요금제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기술적으로는 지금도 5G폰 단말기에 LTE 유심을 끼워 쓸 수 있지만, 이번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식적으로 약관 개정을 통해 LTE 신규 서비스 가입을 허용하면서 위약금 부과 논란은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여기서 며칠 전 갤노트20을 이통사를 통해 예약 구매했다면 LTE 요금제 이용 가능 대상이 아니다. 5G 요금제를 12개월·24개월 쓰는 조건으로 이통사에서 지원금을 받았다가 LTE로 갈아탄다면 위약금을 내야 한다. 통상 지원금을 받고 6개월 경과 이전에 요금제를 변경할 경우 위약금을 내야 한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갤노트10 등 제조사의 플래그십 단말기를 국내에서도 LTE 버전과 5G 버전으로 출시할 것을 요구했지만 제조사들의 거부로 국내에는 5G 버전으로만 출시되고 있다.

이에 과기정통부 업무보고에서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 등이 “자급단말이 확대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5G 자급단말로는 LTE 서비스 가입을 가능케 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정부는 통신서비스 제도개선자문위원회 논의를 거쳐 이통사 약관 변경에 나서게 됐다.

통신서비스 제도개선자문위원회 위원장 신민수 교수(한양대)는 “민간위원회와 정부가 협력하여 소비자, 통신사 간의 중재를 이끌어 내 소비자 불편사례를 자율적으로 개선해 낸 좋은 사례”라고 했다.

소비자단체 정지연 사무총장(한국소비자연맹)은 “자급단말이 늘어나는 추세 속에 5G 자급단말로 LTE 신규가입이 가능해진 점, 중도에 5G에서 LTE로 이동시 지원금 차액정산(위약금)에 대한 불확실성이 개선된 점 등 부분적이나마 개선이 이루어진 점은 환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선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책은 ▲제조사의 플래그십 단말기의 5G 편중 출시나 ▲5G 요금 인하에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갤노트20을 5G버전으로만 출시하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선 고가 5G 단말기와 연계된 5G 서비스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낭비 요인이 발생하고, 요금제가 비싸고 다양하지 못한 5G 요금제 개선 대신 LTE 사용을 공식 허용한 셈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통3사 5G 요금제는 데이터 8~9GB에 월 5만5000원, 데이터 150GB이상(사실상 무제한)에 월7만5000원으로 데이터 20~30GB짜리 상품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