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반도체연합, 메모리 신기술 선봬..삼성·SK "당장 파장 없지만.."

by성문재 기자
2015.07.29 15:09:14

인텔-마이크론, 낸드보다 속도 빠른 기술 개발
韓 업체들 견제..메모리시장 주도권 선점 노려
"제품 채용할 시장 없어..본격화 시기는 미지수"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과 마이크론이 ‘3D 크로스 포인트’라는 이름의 새로운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을 선보이면서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이번 기술은 기존 D램과 낸드플래시가 각각 갖고 있던 단점들을 보완한 새로운 메모리 카테고리로 연내 시제품 생산이 가능한 단계에 와있다는 점에서 이제까지 발표됐던 메모리 신기술과는 차별화된다.

특히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로서는 미국 업체들의 연합전선이 신경쓰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 역시 10여년전부터 차세대 메모리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에 힘써온 만큼 충분히 맞설 수 있다는 반응이다.

3D 크로스 포인트 기술 이미지. 인텔코리아 제공.
인텔과 마이크론은 29일 현재 사용되고 있는 낸드플래시보다 1000배 빠른 속도의 새로운 메모리 칩을 개발해 생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기술을 ‘3D 크로스 포인트’라고 명명하고 연내 미국 유타 합작 공장에서 생산해 일부 고객사에 공급하기로 했다.

인텔은 한국을 포함한 세계 4~5개국가에서만 별도의 기자 간담회를 열어 이번 신기술을 소개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 1인자 삼성전자와 주요 업체인 SK하이닉스가 건재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새로운 기술을 선보임으로써 기술력을 과시하는 효과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유도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국내 반도체업계에서는 인텔의 새 기술에 대해 획기적인 기술이라면서도 해당 제품을 채용할 만한 시장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당장 파장을 일으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반도체 기술력을 갖춘 인텔과 생산능력이 검증된 마이크론이 손을 잡은 만큼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할 것이며 향후 관련 시장을 주도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국내 업계가 경계해야할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구가 진행중인 차세대 메모리 분야에서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새로운 제품을 채용할 만한 시장이 아직 없어 언제 본격화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0여년 전부터 P램, Re램, M램 등 차세대 메모리 개발을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메모리 중 하나인 P램을 2004년 세계 최초로 제품 개발에 성공했으며 2010년도에는 512Mb(메가비트)급 양산을 통해 피처폰에 탑재시킨 바 있다. 다만 P램은 당시 피처폰에 사용되던 노어플래시 메모리에 비해 빠르게 읽고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었지만 피처폰의 수요가 감소하고 P램의 가격이나 제조공정 등이 양산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생산이 활성화되진 않았다.

SK하이닉스는 2010년 9월 미국 휴렛팩커드(HP)와 Re램 상용화 공동 개발을 시작했으며 2011년에는 일본 도시바와 M램 공동 개발·생산에 뛰어들었고 2012년에는 미국 IBM과 손잡고 P램 상용화 연구를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