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29일 리콴유 장례식 참석..아베·클린턴 대면 '주목'

by이준기 기자
2015.03.27 14:49:02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9일 싱가포르 국립대학 문화센터(UCC)에서 열리는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의 국가장례식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각국 주요 인사들과 대면할 가능성이 있어 어떤 ‘조문외교’를 펼지 관심이 집중된다.

27일 청와대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리 전 총리의 국장에 동아시아정상회의협력(EAS) 회원국인 아세안(ASEAN) 10개국을 비롯해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 인도, 그리고 국방협력 5개국 협의체 소속인 영국, 말레이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을 리 전 총리 국장에 초청했다.

지금까지 박 대통령을 비롯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토니 애벗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술탄 압둘 하림 말레이시아 국왕,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 프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 떼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훈 센 캄보디아 총리, 하싸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통싱 탐마봉 라오스 총리, 프랭클린 드릴론 필리핀 상원의장 등이 참석 의사를 밝혔다.

중국과 뉴질랜드도 정부 내 최고위급 인사를 국장에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경우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포함한 7명의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중 한 명이 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국장 외에 싱가포르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각국 정부 대표의 별도 일정은 없다”고 밝혔으나, 국장이 3시간에 걸쳐 이뤄지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 각국 주요 인사들과의 접촉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베 총리가 일찌감치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이어서 박 대통령이 어떤 형식으로 그를 대면할지 주목된다. 한·일 양국은 과거사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으면서 현 정부 출범 뒤 아직 양자회담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1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3국 정상회담 가능성이 커진 만큼 양 정상 간 어떤 대화가 이뤄질지 관심이다.

박 대통령은 리 전 총리 국장을 지켜본 뒤 리 전 총리 아들인 리셴룽 현 총리 등 유족을 위로하고 귀국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리 전 총리와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1979년 10월 박정희 당시 대통령과 리 총리와의 만찬 때 처음으로 리 전 총리를 만났고, 2006년 5월에는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으로 리 전 총리를 예방했다. 2008년 7월에는 리 전 총리의 초청으로 싱가포르를 다녀왔다.

박 대통령은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 리 전 총리 내외에 대해 “부모님과 같은 정을 주는 분들”이라며 “2006년 리 전 총리 내외와 회동시 그분의 눈빛은 여전히 강력했고, 아버지가 살아계신다면 저런 모습일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울컥했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