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블록버스터 보증수표` 확보했다

by천승현 기자
2011.03.30 15:27:08

B형간염약 `비리어드` 판권 계약
검증된 약효·안전성으로 성공 낙관
발매시기·약가 등 변수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유한양행(000100)이 연간 500억원대 이상의 매출이 기대되는 블록버스터 보증수표를 장착했다.

유한양행은 30일 미국의 연구개발 전문기업 길리어드사와 `비리어드(성분명 테노포비어)`에 대해 B형간염치료 용도의 국내 독점 판매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유한양행은 지난 2009년 길리어드로부터 비리어드의 판권을 도입했지만 당시에는 AIDS치료제의 판매권만 획득했을뿐 B형간염치료제 판매권 계약은 성사되지 않은 상태였다.

유한양행은 이미 지난해 비리어드와 비리어드에 `엠트리시타빈`을 조합한 복합제 `트루바다` 2개 품목을 AIDS 치료제로 사용허가를 받았다. 여기에 B형간염치료 적응증만 식약청으로부터 인정받고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협상을 거치면 환자들에게 사용이 가능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비리어드가 시장에서 검증된 효능과 안전성을 무기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비리어드는 미국에서 지난 2008년 8월 B형간염치료제로 사용허가를 받았지만 2001년부터 AIDS치료제로 사용된 약물이다.
 
국내에는 이번에 처음 도입되는 약물이지만 해외에서 수십만명이 10년 동안 복용하면서 신독성을 포함한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아 이미 안전성이 검증됐다.

비리어드는 국내에서 시판중인 B형간염치료제인 GSK의 `제픽스`·`헵세라`, 노바티스의 `세비보`, 부광약품의 `레보비르` 등과 비교하면 효능과 안전성은 월등하다는 평가다.

비리어드는 임산부에도 처방이 가능한 약물이다. 현재 세비보만이 임산부에게 처방을 권고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BMS의 `바라크루드`와 직접 비교 임상은 진행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임상 데이터 상으로는 바라크루드보다 동등 이상의 효과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은 비리어드가 출시 3년내에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을 올릴 것으로 낙관하는 분위기다. 이는 비리어드의 경쟁제품인 바라크루드의 성공을 기반으로 한 계산이다. 
 
국내에 지난 2007년초 발매된 바라크루드는 강력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와 함께 기존치료제의 한계로 지적되던 내성문제를 극복한 약물로 평가받고 있다. 바라크루드는 이 같은 효과만을 무기로 출시 4년째인 지난해 연간 1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로 전체 의약품중 매출 1위에 올라섰다. 
 
비리어드가 전반적으로 효과가 바라크루드보다 앞서기 때문에 연 매출 1000억원 돌파가 가능하다는게 유한양행 측의 계산이다. 지금까지 국내제약사가 판매중인 처방의약품중 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제품은 아직 없다. 

여기에 비리어드는 바라크루드보다 5년 정도 더 오래 사용돼 안전성이 검증됐으며 BMS가 보유하지 못한 강한 영업력도 유한양행의 또 다른 무기다.



특히 비리어드가 국내에 출시될 경우 GSK의 `헵세라`를 그대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 비리어드의 성공을 낙관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경구용 B형간염치료제는 작용기전에 따라 크게 뉴클레오사이드 유사체와 뉴클레오타이드 유사체 두 가지로 구분되는데, 뉴클레오타이드 유사체는 헵세라 1개 품목뿐이다.

유한양행이 내놓을 비리어드가 헵세라와 동일한 뉴클레오타이드 유사체 약물이다. 비리어드는 헵세라의 한계로 지적되던 신독성 부작용 문제를 해결한 헵세라의 업그레이드 제품인 셈이다. 헵세라 역시 길리어드가 개발했다.

즉 비리어드가 시장에 출시되면 월등한 효과와 안전성을 무기로 똑같은 기전의 약물인 헵세라 시장을 그대로 대체할 수 있다는 얘기다. 헵세라는 현재 연간 4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지난해 40여개의 제네릭이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실제로 비리어드의 월등한 효과가 알려지자 일부 B형간염 환자는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한달에 110만원 정도의 비용을 감수하면서 비리어드를 복용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리어드가 발매되려면 식약청으로부터 B형간염치료에 대한 적응증을 받고 정부와의 약가협상 절차를 거쳐야 한다.

비리어드 성패의 가장 큰 변수는 약가가 얼마로 등재되는지 여부다.

미국처럼 비리어드가 헵세라보다 싼 가격에 등재될 경우 헵세라 및 제네릭 시장을 비리어드가 그대로 대체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평가다. 이때 연간 2000억원 규모의 B형간염치료제 시장의 판도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 발매시기도 중요한 변수중 하나다.  

최근 B형간염 치료 패턴은 바라크루드가 1차약물로 가장 많이 선호되고 있다. 제픽스는 내성 문제로 1차치료제에서 제외됐으며 레보비르와 세비보는 근육병 부작용 때문에 많이 선호되지 않는 추세다. .

바라크루드가 빠른 속도로 한정된 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에 비리어드의 발매시기가 늦어질수록 비리어드의 성공 가능성은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