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원 아들 경찰, 4년간 구청서 무료주차 ‘규정 위반’

by이종일 기자
2023.11.29 14:19:02

전경애 의원, 아들 차량까지 무료주차 등록
인천 미추홀구의회 직원 등 관리 규정 위반
청원경찰 아들 감액 주차료 500만원 추산
2019년 3월부터 4년간 구청주차장 무료 이용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전경애(67·여·더불어민주당) 인천 미추홀구의원이 4년간 청원경찰인 아들 차량을 구청 무료 주차 대상에 등록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아들이 무료 주차 혜택을 받은 금액은 수백만원에 이른다.

11월14일 미추홀구청 부설주차장에 주차돼 있는 전경애 구의원의 아들 A씨 차량. (사진 = 주민 제공)
29일 미추홀구 등에 따르면 전경애 의원은 지난 2018년 7월 취임 이후 자신의 승용차(캠리)를 구청 부설주차장 무료 이용 차량으로 등록시킨 뒤 2019년 3월 아들 A씨(30대 후반·청원경찰)의 차량(카렌스)도 무료로 등록해줬다.

전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다시 당선됐고 이달 중순까지 본인 승용차와 아들 차량이 모두 구청 무료 주차 대상으로 등록돼 있었다. A씨는 미추홀구청에서 근무하면서 4년 넘게 부설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한 셈이다. 지난 2021년 12월21일 교체된 미추홀구 주차관제시스템에는 A씨의 카렌스가 이때부터 이달 13일까지 2년 남짓 408건, 244만여원(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9시간 주차 시 요금 6000원 적용)의 무료 주차 혜택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무료 주차 기간을 등록 시점부터 4년 기준으로 계산하면 50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미추홀구는 ‘청사부설주차장 관리 규정’을 근거로 구청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차량에 대해 주차요금을 면제해준다. 구청장은 의회·구청에서 민원 등을 상시 협의하는 구의원의 주차 편의를 위해 구의원 차량을 요금 면제 대상으로 정했다.



하지만 전 의원과 의회 직원 등은 주차료 면제 대상이 아닌 A씨 차량도 무료로 등록해 규정을 위반했다. 이는 전 의원이 캠리 승용차에 이어 카렌스의 무료 등록을 구의회에 요구하고 의회 직원이 아무런 검토 없이 주차장을 관리하는 미추홀구시설관리공단에 신청서를 보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의회 관계자는 “당시 전 의원이 카렌스까지 무료 주차 등록을 요구했다”며 “의회에서 카렌스 추가 등록의 구체적인 이유를 확인하지 않고 시설관리공단에 신청서를 보내 등록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카렌스는 전 의원이 운행하는 차량으로 알았다”며 “A씨 차량인지는 몰랐다”고 덧붙였다.

전 의원과 A씨의 무료 주차 문제가 불거지자 미추홀구는 감사에 착수했다. 구 관계자는 “감사 결과에 따라 감액된 금액 반환, A씨의 징계 여부 등을 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2019년 3월 당시 차량 5부제 시행으로 내 차를 구청에 주차할 수 없는 날이 많아 아들 차를 잠시 이용하려고 무료 등록을 했다”며 “얼마 뒤 5부제가 끝났지만 깜박하고 무료 등록을 취소하지 못했다. 감액 혜택을 본 주차료는 모두 반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