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열정樂서 "중졸학력으로 대한민국 명장"
by정태선 기자
2012.11.07 17:46:38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여러분 종교가 있으신가요? 저에게는 기술이 종교입니다. 기술을 종교처럼 믿고, 열심히 살다 보디 ‘중졸’인 제가 대한민국 최고의 명장이 됐습니다”
지난 6일 목포 시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삼성그룹의 토크콘서트 ‘열정樂서’ 무대에 삼성중공업 조성인 부장이 올라, 차별과 무시를 극복하고 배관설비 부문 대한민국 명장이 된 자신의 스토리를 소개했다.
조성인 명장의 최종학력은 중학교 졸업이다.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나 수업료 1만8000원을 내지 못해 4개월 만에 학교를 그만둬야 했다.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상경, 나전칠기공장, 공사판 막노동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그러던 중 목수, 미장 등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단순 노동을 하는 자신보다 2~3배 높은 일당을 받는 것을 보고 “기술을 배우자”고 결심, 직업전문학교를 거쳐 삼성중공업 입사에 성공했다.
그러나 대기업에 취업했다는 기쁨도 잠시. 이번에는 ‘가난’이 아닌 ‘학력’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고졸, 대졸 입사 동기들이 하나 둘 현장 배치를 받는 동안 그에게 주어진 일은 오직 청소뿐이었다. 그는 다른 동료들이 따지 못한 배관기술사 1급 자격증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고, 당시 월 수당 삼만 원을 받는 형편에 거금 육십만 원을 들여 배관설비를 구매해 집에 설치한 후 밤낮없이 노력한 결과, 자격증 취득에 성공했다. 그를 무시하던 시선은 이내 존경의 눈빛으로 바뀌었고, 직업훈련원에 교사로 발령받아 대졸, 고졸 출신을 가르치는 중졸 선배로 활약했다. 그 후 국가기술자격증만 13개를 취득했고, 2009년 대한민국 산업포장을 받은 데 이어 2010년에는 대한민국 명장(배관설비)에 선정됐다.그는 현재 삼성중공업 인사기획팀 부장으로 일하며 현장기능인을 양성하고 있다.
이날 강연에서 조 명장은 “마음속에 품고만 있는 꿈은 잠 잘 때 꾸는 꿈과 비슷하다. 꿈이 있다면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머리가 나빠서, 재주가 없어서, 아무리 해도 안 돼서’라고 핑계대지 말고 꿈에 대한 열정으로 자신을 발전시키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편 이 날 ‘열정樂서’에는 탈북 자매 신은하, 신은희, 삼성전기 최치준 사장, MBC 김주하 앵커가 강연자로 나서 특별한 열정의 노하우를 전했다. 삼성전자 최치준 사장은 사회생활에서 꼭 필요한 역량으로 ‘주인의식’을 꼽으며 “자기가 하는 일에 있어서 항상 자신의 것이라는 주인 의식을 갖도록 노력하라”고 강조했다. MBC 김주하 앵커는 자신의 열정을 ‘단점’이라고 소개했다. 김주하는 “내가 아나운서가 될 당시에는 나의 목소리가 단점이었지만, 이를 오히려 장점으로 바꿨더니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이 됐다”고 말하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질 것을 강조했다. 신은하, 신은희 자매는 북한에서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한국에서 경찰과 간호사의 꿈을 키우며 사는 이야기를 전해 큰 호응을 얻었다.
다음 ‘열정樂서’는 오는 8일 부산 KBS홀에서 열리며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 삼성 정밀화학 성인희 사장, 개그맨 김영철 등이 무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