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오상용 기자
2003.03.12 18:05:39
채권단 동의통해 주주권 행사 가능
SK주유소 등 매각가능 부동산 1.1조원
[edaily 오상용기자] 김승유 하나은행(02860)장은 12일 "SK 최태원 회장이 보유한 상장·비상장 주식 전량을 SK글로벌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했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SK측이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에 대한 재산처분 각서, 구상권 포기각서, 담보제공 각서 등 3개 각서와 함께 자구계획안을 채권단에 보내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행장은 담보물권 내용에 대해서는 "지금 밝히기가 힘들고, 오는 19일 채권금융기관 협의회의 평가후 공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최태원회장의 주식을 담보로 잡은 것은 채권단이 경영권을 빼앗겠다는 것이 아니다"면서 "채권단의 관심은 채권회수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회장의 경우 담보권자의 동의를 얻어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행장은 "SK글로벌이 청산되거나 파산되는 경우 최회장 주식을 처분할 수 있지만, SK글로벌이 정상화되면 최회장에게 주식을 되돌려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SK글로벌이 정상화에 실패해 담보물권이 처분되는 경우, 최 회장의 경영권 상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행장은 "SK측이 오늘 제출한 자구계획안에는 현재 SK글로벌의 유동성 현황과 향후 부동산 매각 계획 등이 들어있다"며 "채권단을 설득시킬 만큼 만족스러운지 여부는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한 만큼 현재 밝히기 힘들다"고 말했다.
SK측이 제시한 자구안에는 SK글로벌(01740)이 1조5000억원 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고, 3200여개의 SK주요소 등 매각가능한 부동산이 1조1000억원대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지난 11일 SK측이 발표한 부채비율 축소계획과 관련, 김행장은 "내용을 좀 더 들여다 봐야 하며 현재 부채비율에 대해서도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SK글로벌의 회생가능성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갖고 검토해야 하지만, 매출특성상 SK그룹의 대내외 창구 역할을 담당하면서 SK 등 계열사와의 거래비중이 높고, 그룹내 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뚜렷하므로 기존 금융권에서 리볼빙이 이뤄지면 회생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단이 SK글로벌에 대한 신규지원은 안해도 되리라고 현재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김 행장은 해외채권자의 채권회수 문제와 관련해선 "10여개 해외채권단의 움직임은 아직 없다"면서 "기본적인 생각은 국내채권자와 해외채권자가 다르게 대우 받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행장은 "최태원 회장이 개인적으로 선 보증규모는 2조원대로 알고 있으며 최회장 친인척의 보증은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