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카드 연체율 급증 배경과 전망은?

by김병수 기자
2003.02.14 17:48:04

[edaily 김병수기자] 국민카드의 1월 실적 발표가 다소 예상을 벗어나면서 신용카드 위기감이 다시 증폭하고 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연체율이 반전은 아니더라도 현상유지 정도는 되겠지라는 기대를 가져왔지만, 폭증의 양상을 보이면서 해석이 분분해지고 있다. 우선 국민카드의 1월 연체율이 급증한 배경을 따져보면 상각규모가 크게 줄어든데다 대환여신 전환이 제도적으로 막히면서 일시에 연체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상각규모가 줄어든 것은 월말 결산이라는 점으로 풀이된다.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이 그렇듯이 최소한 분기별 결산에 초점을 맞추면서, 일시에 부실을 떨어버리는 상각도 이에 맞춰 진행하는 것이 관례. 따라서 1월말 결산에서 상각 규모를 크게 가져가지 못한 측면이 있다. 실제로 국민카드는 1월에 467억5000만원을 대손상각했다. 작년 1월에 222억1800만원에 비해선 늘었지만 지난해 연간 1조167억7200만원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월평균 847억3100만원에 비하면 절반수준에 그친 결과다. 이와 함께 국민카드 연체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대환대출 전환 항목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각 카드사들은 연체율이 증가함에 따라 회수를 원활히 하기 위해 대환대출을 급격히 늘려왔다. 대환대출 전환시 충당금 적립에서도 유리한 것이 작용했다. 그러나 앞으로 대환대출에 대한 충당금 적립이 강화됨에 따라 대환대출 전환금액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국민카드는 1월중 대체 현금서비스 취급금액이 694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1월 잔액이 2553억1200만원에서 작년말 1조2733억3100만원으로 늘어난 대환여신을 신규로 694억원밖에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결국, 그동안 매월 대환여신으로 빠져나가면서 연체율에 반영되지 않았던 영역이 신용카드 고객의 신용상황은 별반 개선된 것이 없는 상태에서 일시에 반영돼 연체율이 급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국민카드는 연체회수율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이 연체율 급증의 배경으로 꼽고 있다. 연초라는 요인에다 사회적으로 개인들의 신용상황이 특별히 나아진 것이 없고, 개인 워크아웃제도에 따른 부작용이 본격적으로 현실화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개인들의 신용상황은 특별히 나아진 것이 없다. 따라서 신규 신용시장도 기대하기 힘들다. 이는 결국 기존 채무자들이 신규 신용을 일으켜 채무를 갚아나가야 하는 시장에서, 한쪽이 막혀있다보니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개인워크아웃제도에 따른 부작용도 그동안의 기우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실제로 개인 워크아웃을 통해 구제받은 채무자들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채무자들의 기대수준은 높아 계속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요인이 각 카드사가 연체율 회수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배경이다. 하지만 신용카드사간 "폭탄 돌리기"로 표현되는 "다중채무자" 처리에선 연체율에 직접적인 증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건전성 지표에 주안점을 두면서 어느 한 카드사가 채무자를 불량자로 등재하면, 나머지 카드사도 같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는 셈이다. 이 같은 문제로 인해 거대 국민카드는 1월중에만 1240억원의 적자결산을 했다. 더욱 큰 문제는 아직 1월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나머지 다른 카드사들도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외환카드 관계자는 "각사의 경영전략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1월에 상각규모를 크게 가져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외환카드(38400)도 1월중 상각규모가 200억원을 조금 웃도는 상황이다. 전월에 비해 크게 줄었다. 현재 국민카드(31150)가 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는 것은 신규 연체율이다. 국민카드의 신규 1개월 미만 연체율은 7.83%다. 작년말 10.05%에서 2.22%p 하락했다. 이미 연체에 걸리는 등 부실고객에 대한 처리 문제는 남아 있지만 새롭게 발생하는 부실문제는 하락세로 반전됐다는 설명이다. 신용카드사의 연체율 문제가 어떤 양상으로 번져갈 지 주목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