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아나 아브제예바 "쇼팽 음악의 열정 한국 관객과 나누고파"

by장병호 기자
2023.04.17 14:16:21

2010년 쇼팽 콩쿠르 우승 피아니스트
내달 12일 예술의전당서 리사이틀
조성진·김봄소리 등 한국 연주자와 친분
6살 때 첫 무대…"음악 함께 나누는 즐거움 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쇼팽 음악의 열정을 한국 관객과 나누고 싶습니다.”

러시아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율리아나 아브제예바가 1년 반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 아브제예바는 오는 5월 1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피아노 리사이틀을 갖는다.

피아니스트 율리아나 아브제예바. (사진=마스트미디어)
아브제예바가 국내에서 피아노 리사이틀을 여는 것은 2015년 이후 8년 만이다. 지난해 1월엔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의 협연자로 국내 관객과 만난 바 있다. 아브제예바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지난해 한국 방문은 코로나19 이후 첫 해외공연으로 특별했다”며 “다시 서울에 방문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아브제예바는 2010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은 피아니스트다. ‘피아노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 이후 45년 만에 탄생한 쇼팽 콩쿠르 여성 우승자다. 당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잉골프 분더, 다닐 트리포노프 등을 제치고 우승해 화제가 됐다.

이번 공연 프로그램은 모두 쇼팽의 작품으로 구성했다. 1부에서는 폴로네이즈 2곡, 뱃노래, 전주곡, 스케르초 등 각기 다른 형식과 스타일이 돋보이는 레퍼토리를 연주한다. 2부에서는 자유분방한 감정 표현을 중점으로 한 마주르카 4곡과 쇼팽의 낭만성이 짙게 물들어 있는 피아노 소나타 3번으로 연주를 마무리한다.



아브제예바가 전곡을 쇼팽의 음악으로 공연하는 것은 13년 만이다. 그는 “‘올 쇼팽 프로그램’으로 리사이틀을 결정하기까지 스스로 많은 성장의 시간이 필요했다”며 “젊은 시절의 쇼팽이 작곡한 작품들부터 그의 마지막 인생을 그리는 후기 작품까지 쇼팽의 삶을 다양한 음악으로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피아니스트 율리아나 아브제예바. (사진=마스트미디어)
아브제예바에게는 ‘마르타 아르헤리치 이후 45년 만에 탄생한 쇼팽 콩쿠르 여성 우승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그는 “제가 아르헤리치와 같은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했다는 사실은 매우 행복하면서도 감격스럽다”며 “콩쿠르 참가 당시 아르헤리치가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기에 더욱 특별하다”고 말했다.

쇼팽 콩쿠르의 여성 우승자로 주목을 받았지만 아브제예바는 “음악 앞에서 나는 여자도 남자도 아니다”라고 강조해왔다. 그의 특별한 음악 철학은 항상 턱시도 차림으로 무대에 오르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당하고 카리스마 있는 포부처럼 확신에 찬 연주와 파워풀한 매력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켜왔다.

한국 연주자와도 친분이 깊다. 아브제예바는 “클래식 음악가들 사이에서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연주자는 피아니스트 조성진,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라며 “김봄소리는 개인적인 친분도 있어 언제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연주자다”라고 말했다.

아브제예바는 음악을 좋아하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고, 6살 때 관객 앞에 처음으로 섰다. 아브제예바는 “부모님과 선생님이 저에게 긴장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는데, 신기하게도 무대에 올라가자마자 전혀 긴장이 느껴지지 않았다”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나누는 느낌이 좋았고, 그때 경험이 없었다면 이렇게 무대를 좋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아니스트 율리아나 아브제예바. (사진=마스트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