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제자 성폭행한 초등 교사…피해자 동생에도 "뽀뽀해줘" 마수

by한광범 기자
2023.02.16 15:59:11

"내 소원은 사귀기"…과거 담임 맡았던 제자 불러내 성폭행
피해자가 연락 피하자 친동생에 "뽀뽀해 줘"·"사귀자" 문자
법원 "신뢰 배신하고 제자 상대로 범행"…징역 7년 선고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초등학교 교사가 자신의 제자였던 10대를 성폭행해 중형을 선고받았다. 이 교사는 피해자의 또 다른 동생에까지 마수를 뻗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합의1부(재판장 안태윤)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교사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8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을 명령했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였던 A씨는 2021년 12월 자신이 과거 담임을 했던 10대 B양을 불러내 “내 소원은 너와 사귀는 것”이라며 성폭행했다. 그는 B양 부모에겐 “사춘기인 딸을 잘 지도해 보겠다”고 말해 신뢰를 얻은 후 이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사건 이후 피해자가 자신을 차단하자,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 다니던 B양의 여동생에까지도 마수를 뻗치려 했다. 그는 초등학생인 B양 여동생에게 “뽀뽀가 하고 싶다”, “뽀뽀해 줘”, “사귀자”, “사랑해” 등의 메시지를 보내기까지 했다. A씨는 또 B양에 대한 거짓소문을 지어내 부모에게 전하기도 했다.

결국 B양은 피해 발생 몇 개월이 지난 후에야 부모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고, 부모와 함께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도 “B양과 사귄 것뿐이다. 성적인 접촉은 전혀 없었다”며 “B양이 나를 음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B양이 자신의 메시지에 꼬박꼬박 답장을 했던 점을 근거로 들었다.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모두 일축했다. 재판부는 “피해학생으로선 A씨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가식적인 답변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메시지만으로 성폭력 범행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과거 자신의 제자였던 피해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 피해자 부모가 ‘지도하겠다’는 A씨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의지하며 자주 만나도록 독려까지 했는데 그러한 신뢰를 배신하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이성으로 사귀었다고 주장하는 A씨가 피해자의 동생에게까지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낸 것은 설령 피해자가 성인이었다고 하더라도 용납되기 어려운 언행”이라며 “범행 이후의 경과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