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차, 보조금도 없는데 세제 혜택은 남겨야"…車업계, 발동동

by손의연 기자
2021.05.28 18:08:19

지난해 하이브리드차 17만대 팔려…66.5% 증가
올해 말 하이브리드차 세제 혜택 종료 예정
현 시점서 현실적인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
업계·전문가 "하이브리드차 세제 지원 연장해야"

[이데일리 손의연 최훈길 기자] 올해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세제 혜택 종료를 앞두고 업계가 지원 연장을 촉구하고 있다.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인 현 시점에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지원이 아직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하이브리드차 판매 순위 (표=카이즈유)


28일 업계 등에 따르면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개별소비세(개소세)와 취득세 감면 일몰 기한이 올해 12월 31일로 곧 종료될 예정이다.

현행법은 친환경차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에 대한 개소세와 취득세를 일부 감면하고 있다.

개별소비세 감면 한도는 하이브리드차 100만원, 전기차 300만원, 수소전기차 400만원 등으로 규정돼 있다. 하이브리드차의 취득세액 공제는 2019년 말까지 140만원, 2020년 말까지 90만원, 2021년 말까지 40만원 한도 내로 정해져 있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는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개소세와 취득세 감면 연장 여부를 두고 논의에 들어간다. 아직 방향은 결정되지 않았다. 기재부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심층평가를 의뢰해놨다.

기재부 관계자는 “결과가 나오면 감면 여부를 연장할지 면밀히 살펴보고 세법 개정안에 반영할지 결정할 것”이라며 “연장을 바라는 업계의 요구도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2월 ‘제4차 친환경차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전기차 300만대, 수소전기차 85만대, 하이브리드차 400만대를 누적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자동차 업계는 하이브리드차를 보급하기 위해선 세제 혜택 연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데이터연구소 카이즈유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브리드차는 17만3366대 팔려 전년(10만4112대)보다 66.5%나 증가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보조금도 없는 상황에서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 하이브리드차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까 우려하고 있다.

올해 다양한 전기차가 나왔지만 아직까지 친환경차 시장의 주력은 하이브리드차다. 정부가 전기차 보급 확대를 목표로 보조금 등 여러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 변수가 많은 시장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상반기 전기차 보조금을 테슬라가 상당 부분 가져갔다는 업계의 우려도 나왔다.

자동차 업계는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국산 완성차 업계가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정부 지원이 국내 업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하이브리드차 시장을 살펴보면 상위 10개 모델 중 9개가 현대자동차와 기아였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현실적으로 가격과 충전 인프라 문제 등을 고려해 하이브리드차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도 이유다.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 소비자들이 친환경차가 아니라 가격이 저렴한 내연기관차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환경부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하자 올해 PHEV는 판매 부진에 빠졌다.

권은경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친환경모빌리티실장은 “순수하이브리드 기술을 가진 업체는 현대차와 기아, 일본계 회사들 정도밖에 없는데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기술경쟁력, 환경성, 부품업계 등 측면을 고려했을 땐 하이브리드차가 현실적인 친환경차라고 볼 수 있어 소비자들이 구매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하이브리드차 세제 혜택을 연장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해놓은 상태다. 개정안은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개별소비세와 취득세 감면 한도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고 일몰 기한을 2024년 12월 31일까지 3년 연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보조금을 없앤 시기도 빨랐다고 보고, 세제 혜택이라도 연장해야 한다고 본다”며 “현 시점에서 전기차는 얼리어답터가 구매하고 있는 상황이고 과도기인 시점에선 하이브리드차가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독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