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의 AI 기술·웹툰 노하우…왓패드 만나 큰 시너지낼 것”(종합)
by노재웅 기자
2021.04.21 13:29:37
왓패드 인수 발표 이후 양사 대표 첫 공식 회동
글로벌 웹툰·웹소설 시장 공략 청사진 밝혀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한다고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공략할 청사진을 공개했다. 네이버의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기술과 네이버웹툰의 서비스 노하우를 왓패드에 접목시키는 한편, ‘슈퍼 IP(지식재산권)’의 발굴을 통해 커머스와 접목 등 다양한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한 대표는 21일(한국시간) 열린 북미 테크 콘퍼런스 ‘콜리전 콘퍼런스’에서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알렌 라우 왓패드 창업자 겸 대표와 함께 ‘새로운 창작자 세대의 강화’를 주제로 대담을 나누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대담은 콜리전 콘퍼런스 측이 왓패드 인수로 1위 웹툰, 웹소설 플랫폼을 모두 갖추게 된 네이버에 관련 세션을 제안하며 이뤄졌다.
한 대표는 이번 대담에서 왓패드의 인수 배경으로 갈수록 커지는 콘텐츠의 중요성을 꼽았다.
한 대표는 “올해는 네이버가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 해다. 네이버의 자회사인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야후재팬의 경영 통합이 완료되기 때문”이라고 운을 떼며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로 도약할 수 있는 첫해인데, 어떤 부분에서 고객들이 가장 큰 매력을 느끼는지에 집중하는 것이 네이버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검색과 서비스가 (중심에) 있었지만, 최근 글로벌 Z세대는 웹툰과 왓패드처럼 디지털 기반으로 새롭게 나타난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IP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 비즈니스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고, 커머스와의 결합 등 굉장히 많은 부분에서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콘텐츠는 갈수록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담에 함께 참석한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더 많은 개인이 자신의 생각을 작품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스토리텔링 콘텐츠의 핵심은 다양성에 있다”면서 “앞으로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이미지형의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기반으로 한 오토드로잉(Auto Drawing) 등 다양한 제작 도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창작의 허들을 낮춤으로써 작품의 다양성은 더욱 커질 것이며, 다양한 작품 속에서 보석같은 슈퍼 IP(지식재산권)를 찾아 선보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작품의 다양성이 증가하는 만큼, 좋은 작품을 발굴하고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기술도 중요하다.
김준구 대표는 “네이버웹툰은 아마추어가 활동할 수 있는 영역과 이들이 프로로 성장할 수 있는 영역을 모두 가지고 있어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면서 “수많은 아마추어 작품이 프로 콘텐츠로 진화하고 많은 구독자와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서비스에 콘텐츠 추천을 비롯한 다양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왓패드 인수는 글로벌 웹툰 시장의 1위인 네이버웹툰과 웹소설 1위인 왓패드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양사의 시너지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이 자리에서는 네이버웹툰과 왓패드의 시너지와 성공 가능성도 언급됐다.
알렌 라우 대표는 “왓패드(9000만명)와 네이버웹툰(7200만명)에는 매달 1억6000만명의 사용자가 있으며, 이 두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의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움직임들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TV쇼나 영화로 만들기 위해 원천 콘텐츠를 찾을 때, 원작 콘텐츠에 검증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소수가 아니라 전세계의 사용자들이 검증한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나올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한 2차 저작물들도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의 AI 기술이 왓패드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김준구 대표가 네이버웹툰에서 창작자들에게 보상을 잘하고 새로운 시장을 열었던 것처럼 왓패드에서도 큰 기회를 같이 만들 수 있다”며 “아울러 웹툰이 웹소설이 되고, 웹소설이 웹툰이 되는 등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네이버웹툰이 쿠팡처럼 미국 상장을 검토할 수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오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이날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계로 가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이를 위해 달러화 채권의 추가 발행을 고려하고 있으며 네이버웹툰의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 기회를 찾고 자산을 보완하기 위해 유능한 파트너도 만나야 한다”며 “네이버웹툰이 당장 추가 자금을 조달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국 내 사업이 좀 더 안착하고 미국 투자자들에게 알려지면 상장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