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 대표 "계열사 부담벗고 글로벌 톱20 진입"(종합)
by김재은 기자
2015.02.02 13:58:59
유럽 유통사 등 추가 M&A 검토중
감열지 등 제품 차별화로 블루오션 '창출'
규모에 맞게 수익성 확대할 것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창립 50주년을 맞은 한솔제지(213500)가 자회사 부담을 벗고 제 2의 도약을 선포했다. 지난 1월 1일 한솔제지는 존속법인인 한솔홀딩스(004150)에서 인적분할돼 그동안 회사 할인평가의 원인으로 작용하던 자회사 지원 부담을 해소했다.
이상훈 한솔제지 대표()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의 계열사 지원부담을 덜고 앞으로 한솔제지 규모에 걸맞는 수익성을 창출할 것”이라며 “감열지 등 제품 차별화를 통해 블루오션을 창출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엔 예년수준으로 실적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한솔개발과 한솔아트원제지(007190), 한솔테크닉스(004710)의 유상증자에 참여, 각각 900억원, 289억원, 71억원을 지원하는 등 계열사 지원 부담이 컸다. 이에 따라 한솔제지의 매출은 연간 1조3000억원을 웃돌았지만, 수익성은 상당히 떨어졌다. 증권업계 추정치(매출 1조3314억원·영업익 534억원)를 기준으로 지난해 한솔제지의 영업이익률은 4%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올해 영업이익률은 5.6%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특히 50주년을 맞은 올해 제품 차별화를 통한 블루오션을 창출해 ‘글로벌 톱 20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쌓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한 추가적 인수·합병(M&A)을 검토하고 있다. 한솔제지는 2013년 유럽 최대 감열지 가공·유통업체인 샤데스를 인수했고, 지난해엔 네덜란드 라벨 가공 및 유통 1위업체인 텔롤(Telrol)을 인수한 바 있다. 그는 “감열지 시장 세계 톱 3인 한솔제지가 유럽시장 판매망 확보를 위해 유통회사를 인수한 것”이라며 “지난해엔 암스테르담에 유럽본부를 세워 적극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으며, 현재 추가적인 M&A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38위권인 한솔제지(한솔아트원제지와 합산해 연매출 1조8000억원 내외)가 20위이내로 도약하기 위해선 유통회사 뿐 아니라 생산업체 인수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그는 “유통회사 뿐 아니라 생산업체에 대한 확대도 필요하다고 본다”면서도 “일단 현실적인 전략과 재무상태를 감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매출 확대를 위한 펄프사업이나 에너지 사업 진출에는 유보적 입장을 표했다. 이 대표는 “중국을 타깃으로 남미 등에서 펄프 생산시설을 늘리고 있지만, 펄프사업은 진출할 계획이 전혀 없다”며 “이산화탄소 저감 등을 위한 에너지사업도 향후 수년간 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3년간 한솔제지가 에너지 사용량을 크게 줄이면서 향후 몇 년간 탄소배출권을 사와야하는 이슈는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유가하락에 대해서도 펄프가격 상승이 이를 상쇄하며 큰 효용은 없다고 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침체 지속, 유럽 경제 불확실성 확대, 10여 년째 제자리 걸음중인 인쇄용지 가격 등 대내외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고 발굴해 ‘블루오션’을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솔제지의 차별화된 제품으로는 Hi-Q 미스틱, 매트프리미엄, 클라우드 등의 하이벌크지(High-Bulk)가 대표적이다. 동일한 무게를 가지면서도 타 종이에 비해 두께감이 있어 출판물 경량화, 물류비 절감 등의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세계 톱 3인 한솔제지의 감열지 생산량은 연간 18만t으로 전세계 생산량(130만t)의 13.8%를 차지한다.
이 대표는 “국내 및 해외 시장에 대한 적절한 투자를 통해 외부의 충격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구축할 것”이라며 “제지업계의 시장진입 장벽이 높지 않아 끊임없는 연구 개발(R&D)을 통해 남들이 갖지 못한 차별화된 제품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