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집값기대 꽝 됐다?"..보금자리 직격탄

by이태호 기자
2011.05.18 16:48:13

보금자리 입지좋고 저렴..기존주택 경쟁력 떨어질 것

[이데일리 이태호 기자] "과천시민들이 가장 바랐던 것은 빨리 지식정보타운사업이 진행돼 상업시설이 늘고, 더불어 교육인프라도 개선되는 거였어요. 그런데 추가로 주변시세 80%짜리 보금자리 6500가구라니요. 재건축만 바라보며 좁은 집에 살아온 주민들은 꽝 된거죠."(과천 D 공인 대표)

과천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싸늘하다. 지난 17일 정부가 지식정보타운 일부 지역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개발한다고 발표한 영향이다.

과천시는 지난 2009년초 갈현동과 문원동 일원 약 130만㎡를 ▲주택건설용지 약 30만㎡(4912가구) ▲업무용지 4만㎡ ▲상업용지 4만㎡ ▲지식기반산업용지 27만㎡ ▲기반시설용지 62만㎡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 자료: KB부동산
이같은 계획은 과천 집값이 수직상승하게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2009년 한해 과천 집값은 16.5% 올라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과천은 전체 아파트단지 약 1만4000가구 가운데 70% 이상이 재건축 대상인데다, 대지지분이 넓은 저층 단지가 많아 재건축에 따른 기대가 높은 지역이다. 
 
반면에 전체 인구가 8만명에 불과하고 상권과 교육 인프라가 취약한 약점이 있어 지식정보타운 사업은 대형 호재로 받아들여졌다.

과천의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 2006년 LG전자가 양재동에 R&D센터를 짓는 동안에 땅값이 두배 올랐던 효과가 그대로 나타날 것이란 기대 많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같은 기대는 정부가 이 지역에 보금자리주택 6500가구를 포함, 주택 1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히면서 크게 꺾여버렸다.
 
기존 지식정보타운 계획의 일부 축소가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값싼 아파트 공급 계획이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을 얼어붙게 만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으로 값싼 아파트 공급이 많아지니 매수대기자 입장에선 기존 과천 집값이 더 많이 떨어져야 한다고 보고 기다릴 것"이라며 "간간이 나왔던 매수세마저 끊겨 버릴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도 "정부청사가 떠나면 과천도 별 볼일 없다는 인식이 있고, 과천외고도 최근 모집지역 제한으로 서울 학생들이 못와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높다"며 "그렇다고 수원, 안산에서 집값 비싼 과천으로 이사올 것도 아니니 시장이 얼어붙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양, 의왕 인덕원 등지만 좋아질 것 같다"며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서는 지역 주변 환경이 좋고, 접근성도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기존 과천 아파트는 쾌적함만 가지고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한편 과천 집값은 현재 전국 최고 수준이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3.3㎡당 가격은 평균 2897만원으로 서울 강남구(3337만원)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