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장순원 기자
2011.01.18 17:56:01
민주당 "명백한 투기"..한나라당도 "인정하라" 가세
최 후보자 "결과적으로 납세의무 소홀..투기 아니다"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부동산 투기, 탈세 의혹, 도덕성과 자질을 놓고 각자 주장이 날카롭게 부딪혔다. 18일 열린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장에서다.
민주당 등 야당은 투기와 탈세의혹을 부각시키며 거칠게 몰아붙였다. 최 후보자는 `최틀러`라는 별명 답게 최 후보자도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납세 의무를 소홀히 한 점은 인정했지만, 자료와 구체적 수치를 들어 반박하며 투기와 탈세의혹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후보자는 아울러 "동반성장이 대기업에도 유리하다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며 "터키와 원전협상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사회간접자본(SOC) 지원 패키지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부인과 장인이 1998년 사들인 대전시 복용동 땅을 실제 영농한 사람은 제3자"였다며 "전형적인 부동산 투기"라고 공격했다.
그는 "당시 본인과 배우자 장인 등은 모두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거주했고, 아내는 교사였고 장인은 별다른 직업이 없었는데 자경 목적으로 농경지를 매입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냐"고 따졌다.
노영민 민주당 의원은 "최 후보자 아내가 매입한 충북 청원 임야 주인은 어린 삼남매였다"며 "당시 다섯살, 여덟살, 열살이었던 삼남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아버지에게서 상속받은 땅으로 당시에는 자신들이 땅 주인인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 삼남매는 끼니를 거르고, 학교에 입고갈 교복도 없어 주민들에게 도움을 받았다"며 "법적 책임은 없지만, 상속, 계약 과정을 보면 후보자나 배우자가 토지의 원주인인 상속받은 아이들이 어떤 상태인지 알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몰아부쳤다.
투기 의혹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의원들도 거들었다. 이상권 한나라당 의원이 "1988년 부동산 투기붐이 불 때 장모가 투기에 나선 것이라고 솔직히 인정하라"는 추궁했고, 정태근 의원도 "돌아가신 장모가 투기를 통해 재산 증식한 것 아니냐"며 쏘아붙였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도 "최 후보자 가족은 아파트 4채를 가지고 있으며 이중 청담동 아파트는 재건축이 예정돼 있다"면서 "시가로 140억원 정도고 통장이 41개, 해외 펀드가 7억원에 가까운 제테크의 달인"이라고 지적했다.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최 후보자는 "내가 살기 위해 장모님을 투기꾼으로 몰고 싶지 않다"며 적극 반박했다.
최 후보자는 대전과 청원 땅 투기의혹에 대해 "대전 땅은 장인과 장모가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매입했고, 청원 땅은 처가 선산 취득을 위해 산 것으로 당시 처남이 군대에 있어 아내가 매입에 나선 것"이라며 맞섰다.
역삼동 오피스텔의 기준면적을 축소해 부가가치세를 탈세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 납세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은 반성한다"며 일단 사과했다.
그러나 "관련 규정이 여러번 변경돼 세무 당국도 과세 대상이 되는지 논란이 있었다"며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공세를 이어가자 "질문을 했으면 답은 들어야죠"라며 반박하자 김영환 위원장이 "왜 최틀러라는 별명이 붙었는지 알겠다. 자세를 낮춰달라"는 경고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최 후보자는 이밖에도 "터키 원전협상을 위해 자유무역협정(FTA)과 방산물자 협력, 사회간접자본(SOC) 지원방안 등 패키지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종 권한을 기획재정부장관이 갖고 있지만 서민 생활이 어려워지면 재정부 장관에게 적극 검토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취임하면 유류세 문제나 유통마진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려한다"고 설명했다.
최 후보자는 "대기업들이 무조건 납품단가를 깎는 관행은 문제"라며 "우리 경제가 선진국 경제로 진입하려면 대기업의 인식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과 그 가족들이 중소기업 영역에 진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법적 규제가 없더라도, 살아가면서 지켜야할 규칙과 도덕률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