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특별하게 하는 것들

by김삼우 기자
2007.07.19 20:02:29

▲ 퍼거슨 감독(오른쪽) [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김삼우기자] 요즘 축구팬들의 관심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쏠려 있다. 지난 18일 내한, 20일 FC 서울과 친선 경기를 갖는 맨유 선수단을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가진 공식 훈련에는 2000여명의 팬이 몰려 웨인 루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라이언 긱스 등 간판 스타들의 움직임 하나 하나에 환호하기도 했다.

하지만 맨유에는 이들 스타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 있다. 지난 86년 맨유 사령탑을 맡아 프리미어리그 9회, FA컵 5회 우승, 더블(리그, 컵대회 2관왕) 3회, 트레블(리그, 컵대회, 유럽챔피언스리그 3관왕) 1회 달성의 위업을 이루고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은 알렉스 퍼거슨(66) 감독, ‘퍼거슨 경’이다.

맨유를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팀으로 이끌고 있는 그에겐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다. 축구 지도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흥미를 가질만한 부분이다. 최근 출간된 ‘알렉스 퍼거슨, 열정의 화신’(데이비드 미크&톰 티렐 지음.최보윤 옮김/미래를 소개한 사람 펴냄)은 퍼거슨만의 성공 이유를 이렇게 세가지로 나눠 정리한다.

첫째는 승리 욕구다. 거의 집착이라고 할 만큼 지기 싫어 한다. 항상 승리를 갈망하고 포기하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스코틀랜드 에버딘에서 두개의 펍(선술집)을 운영할 때도 최고의 경영자가 되길 원했으며 카드게임, 퀴즈 게임에서도 그는 이기고 싶어 한다. 축구와 관련해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둘째는 전술이다. 조선소에서 자라고 일한 퍼거슨은 스코틀랜드의 노동자 정신을 맨유에 불어넣었다. 쉬지 않고 뛰는 것이다. 이전의 데이비드 베컴은 물론, 긱스, 루니 같은 선수들이 90분 동안 쉴새 없이 움직이면서 수비를 돕는다. 그리고 퍼거슨 감독은 “수년에 걸쳐 우리는 공격축구를 추구했다. 클럽의 철학이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선수를 경영하고 관리하는데 특별하다는 것이다. 특히 동기 부여면에서 그를 따를 사람은 없다고 한다. 선수들에게 100% 실력을 발휘할 것을 주문하고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에릭 칸토나가 ‘쿵푸킥 사건’을 일으키고 베컴이 1998년 월드컵에서 돌아와 집중포화를 받을 때, 호나우두가 ‘루니 고자질 사건’으로 곤경에 처했을 때 그는 언제나 이들을 강력하게 보호하고 지지했다.

선수들에 대한 신뢰는 퍼거슨 철학의 정점이다. 선수들도 믿고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의 뛰어난 면 중의 하나가 선수들이 자신의 능력 이상을 뽑아 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는 평가도 이런 태도에서 비롯된다.

또 언론에 자기 선수를 비난하는 법이 없다. 선수가 아무리 실수를 하고 큰 잘못을 해도 말이다. 지난 달 네덜란드와 평가전을 마친 뒤 핌 베어벡 감독이 김두현을 공개적으로 질타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베어벡 감독은 네덜란드에서는 그러는 경우가 있다고 했지만 명장의 덕목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베컴, 루드 반 니스텔루이를 전격 이적시킨 것처럼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선 도끼를 휘두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냉정함도 퍼거슨 감독이 고수하는 철칙이다.

이밖에 이 책은 ▲될성 부른 선수를 미리 발굴해 키우는 것이 명문 구단이 되는 지름길이라는 신념▲개인적인 감정으로 선수를 뽑는 게 아니라 이길 수 있는 선수들만 뽑는다는 선수 선발 원칙 ▲행운을 비는 전화를 하는 것을 좋아하고 감정교류, 터치를 중시하는 인간적인 면모 등도 퍼거슨 감독을 특별하게 하는 것들이라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