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에 오산까지 30분? 수원시 제설, 달라졌다

by황영민 기자
2025.12.05 09:14:53

4일 밤 대설주의보 발효, 도심 4.2cm 적설에도
장비 106대·224명 동원 총력 제설작전 나서
북수원~오산 15km 이동에 36분 소요, 평시와 동일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2025년 첫눈의 설렘도 잠시, 순식간에 온 도시를 뒤덮은 폭설은 설렘을 이내 우려로 바꿨다.

왜 오늘일까. 연말을 맞아 북수원 한 식당에서 1년여 만에 얼굴을 마주한 친구들은 만나자마자 집에 갈 걱정부터 한다.

“그냥 오늘 집에 가지 말고 밤샐까?” “그러면 너 와이프한테 죽을걸?” “오늘만 못 가는 게 아니라 평생 못 들어갈 수도” 실없는 농담들이 오가고 이내 시간은 저녁 9시를 넘겼다.

술을 하지 못하는 관계로 먼저 자리에 일어나면서도 걱정이 태산이다. ‘그냥 4륜 살 걸 그랬나’ 올해 바꾼 새 차로 가는 첫 눈길이 하필이면 대설주의보다.

그러나 저녁자리 시작부터 쌓인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저녁장소에서 오산 집까지 15km를 이동하는 데 걸린 시간은 36분. 폭설에도 불구하고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시간이었다.

‘수원시가 이럴 리가 없는데?’ 뭔가 달라졌다.

지난 4일 밤 9시 35분께 수원시 팔달구 도로 모습. 이날 오후 7시부터 발효된 대설주의보와 함께 수원시에 4.2cm 눈이 쌓였지만, 선제적인 제설 작업으로 도로 위 눈이 대부분 치워진 모습이다.(사진=황영민 기자)
매년 겨울 제설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수원특례시가 올해는 첫눈부터 작정하고 나섰다.

5일 경기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4일 오후 7시 대설주의보 발효 이전인 오후 4시부터 제설장비 106대와 제설인력 224명을 동원해 제설제 1367톤 살포 등 제설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 내려진 대설주의보는 한 시간 반 만인 저녁 8시 30분께 해제됐고, 눈이 그친 9시 30분 기준 적설량은 4.2cm였다.

하늘이 잠잠해진 뒤에도 시는 블랙아이스(도로 결빙)에 대비해 5일 오전 2시부터 제설제를 추가로 살포했다. 또 이면도로와 민원발생지역 등에 대해서도 지속해서 도로를 순찰하며 신속하게 제설 작업을 진행한 결과가 전날 예상과 달리 빠른 귀가로 이어졌다.

지난 5일 밤 이동 동선 및 소요 시간. 북수원부터 오산까지 15km를 이동하는데 36분이 소요됐다. 폭설에도 평상시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도로 상황 덕분이다.(사진=르노코리아 마이르노앱 캡쳐)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전날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1cm 내외라는 첫눈 예보를 넘어, 대설주의보와 함께 4.2cm의 눈이 수원 지역에 쌓였다”라며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새벽 2시부터는 도로 위 ‘블랙아이스’ 발생에 대비해 추가 제설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보이지 않는 위험까지 사전에 차단하여 시민 여러분의 안전을 지키겠다”고 했다.

이 시장은 또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고, 운전하실 때는 감속 운행과 안전거리 확보를 지켜주시길 바란다”며 “수원시는 시민의 안전한 겨울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혹시 제설작업이 더 필요한 곳이나 미끄러워 위험할 수 있는 구간을 발견하신 경우, 재난안전상황실 또는 각 구청 당직실로 알려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4일 밤 내린 눈으로 도로 곳곳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는 수원시 공무원들.(사진=이재준 수원시장 페이스북)
한편, 5일 새벽 4시 기준 경기도내 최심적설량은 하남시가 6.6cm, 구리 6.5cm, 가평 6.4cm, 포천 6.1cm, 남양주 6.0cm 등 경기동북부 지역에 눈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녁 7시부로 도내 27개 시군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되면서 경기도는 6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1단계에 돌입했다.

이번 눈으로 인해 서수원~의왕 민자도로 학의JCT와 의왕IC 사이 구간에서 버스가 미끄러져 도로 정체가 발생했으며, 의정부 1곳과 포천 2곳 등 도로가 한때 통제됐으나 밤 11시 30분을 기해 모두 해제됐다. 그외 큰 피해는 아직까지 집계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