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유동규, 李 대선 경선자금 20억 구해달라 요구"
by박정수 기자
2023.03.28 14:22:21
김용 정치자금법 위반 공판 증인으로 출석
남욱 "20억 요구에 15억까지는 해보겠다"
유동규 돈 생기면 바로바로 달라 재촉도
"김용, 그냥 왔는데 나갈 땐 현대백화점 쇼핑백"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피고인 남욱 변호사가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선자금 명목으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20억원을 요구받았다고 진술했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공판에서 남 변호사는 증인으로 출석해 2021년 3월경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이 대표의 대선을 위해 20억원을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20억까지는 어렵고 15억은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답했다”며 “15억을 언제까지 만들면 되는지 물어봤다”고 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2021년 12월까지 해주면 된다고 하면서 돈 구해지는 대로 바로바로 달라고 했고 이후에도 빨리 달라고 재촉했다고 설명했다.
남 변호사는 “20억까지는 못 만들 거 같다. 제 자금 스케줄도 있으니까 15억 정도 해보겠다고 했다”면서 유 전 본부장이 경선자금을 받아 김 전 부원장에게 전달하기로 했고, 김 전 부원장을 이 대표의 ‘조직부장’이라고 소개했다고 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남 변호사에게 경선자금을 주는 대가로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안양시 박달동 사업과 부동산 신탁회사 설립 허가를 받을 수 있다고 한 것인지를 묻자 남 변호사는 “대가라는 표현까지는 모르겠고 도와줄게라고 한 것은 맞다”고 했다.
이어 남 변호사는 “박달동 사업은 제가 진행하고 있으니까 대통령이 되면 좋은 거고 신탁은 어려운 거니까 그거는 도움 받으면 좋겠다 생각한 것도 맞다”면서 “이러한 대가로 15억 20억 해 드리겠다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내심 도와주면 좋겠다 생각한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김 전 부원장이 2021년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유 전 본부장을 만나 1억원을 받아 간 정황에 대해서도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정민용하고 고문실에서 나와 회의실이라고 쓰인 흡연실에 있는데 나갈 때 회색 꽃무늬가 있는 쇼핑백을 들고 가는 것을 봤다”며 “현대백화점 쇼핑백으로 기억한다. 제 기억엔 들어갈 땐 그냥 왔는데 나갈 땐 현대백화점 쇼핑백을 들고 갔다”고 했다.
한편 지난 21일 공판에서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가 자신이 유 전 본부장에게 전달한 1억원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다녀간 뒤 사라졌다고 법정에서 증언한 바 있다.
당시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에게) 돈을 전달하며 ‘약을 가져왔다’고 했더니 (유 전 본부장이) 곧 용이 형이 올 거라 말했다”며 “회의실 흡연실에서 기다렸더니 유 전 본부장이 직접 사무실 문을 열어주고 5~10분 후 (김 전 부원장이) 나간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