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에도 꺾이지 않은 고용시장, 안심할 수 없는 3가지 이유(종합)

by최정훈 기자
2022.02.14 14:16:23

고용보험 가입자 54만명 증가…2010년 5월 이후 최대폭
구직급여 지출액 8814억원…5개월 연속 1조원 밑으로
“오미크론 이후 코로나19 종식될 것이란 기대감 반영”
“새로운 변이·우크라이나 사태·금리 인상 고용 불안요소”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이 국내에서 연일 확산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고용시장의 회복세는 꺾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보험 가입자가 크게 늘고, 구직급여 지급액도 5개월 연속으로 1조원을 넘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변이의 등장 가능성, 우크라이나 전쟁 가능성,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과 금리 인상 추이 등이 여전히 고용 시장의 불안요소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새해 첫 업무시작일인 지난달 3일 오전 서울서부고용복지센터에서 한 시민들이 실업급여 신청을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4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2년 1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440만 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4만 8000명 증가했다. 고용부는 고용보험 가입자는 내수 개선과 수출 호조 및 비대면, 디지털 전환 등에 힘입어 모든 업종에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증가폭은 2010년 5월(56만 5000명) 이후 최대로 증가한 수치다.

김영중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 개선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제조업은 경기회복으로 인한 인프라 투자 및 수출로 대부분 업종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서비스업은 내수 및 소비심리 개선, 보건 및 비대면 수요 증가, 디지털 전환 등에 힘입어 증가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제조업 가입자수는 364만 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만 8000명 증가해 13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는 장기간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 급증한 수주 실적을 기반으로 선박건조 및 부품제조업 중심으로 감소폭이 축소되고 있다.

서비스업 가입자 수는 985만 9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만 6000명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내수, 외부활동 증가와 온라인 서비스 확산, 연구개발 및 전문서비스 확대 등 영향으로 증가하고 있다. 다만 숙박음식 및 운수업 가입자의 규모는 2020년 1월 수준에 못 미쳐 체감여건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이어 지난달 구직급여 수혜자는 60만 1000명으로 전체 수혜금약은 8814억원이다. 구직급여 수혜자는 전년 동월 대비 6만 8000명 줄었고, 수혜금액은 788억원 감소했다. 구직급여 수혜금액 5개월 연속 1조원을 밑돌았다.



자료=고용노동부 제공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8만 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8%(2만 5000명)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건설업이 8000명으로 가장 많이 줄었고, △숙박음식(-7000명) △공공행정(-4000명) 등 순으로 감소했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지난해 12월보다는 8만 5000명 가량 늘었다. 이는 계절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통상 구직급여 신청자는 매년 1월에 가장 많고, 9월에는 적은 경향이 있다. 특히 1월에는 전년도 연말 계약종료 등의 영향으로 가장 많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도별 1월 구직급여 신청자만 비교해도 최근 5년 들어 2번째로 높은 규모다. 지난해 1월 신규 신청자 수가 21만 2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없던 2018년 1월엔 15만 2000명, 2019년 1월엔 17만 1000명, 2020년 1월엔 17만 4000명 수준이었다.

김 고용정책실장은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는 연간 30만명에서 60만명까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모수가 커지고 있으면 당연히 구직급여 신규신청자도 일정 부분 비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어 동일한 경제 상황이라면 매년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게 정상”이라고 전했다.

고용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상황에서도 고용의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는 이유로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변이이가 코로나19 사태의 마지막이라는 기대감이 고용 회복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고용 위기가 다시 찾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김 고용정책실장은 “오미크론을 마지막으로 코로나19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다면 지금 추이가 지속될 수 있다”며 “그러나 또 다른 변이 발생 가능성 등으로 추가 타격이 있을 때에는 불가피하게 고용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대외경제 여건 악화도 고용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김 고용정책실장은 “우크라이나 관련해서도 전쟁 발발 여부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에 현실화된다면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며 “그러면 고용 부분도 당연히 부정적인 영향이 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금리인상 등 다양한 위기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김 고용정책실장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관련된 문제나, 금리인상 이슈 이런 것 등이 전체적으로 경제에는 좋지 않은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계속 체크하면서 고용 상황도 점검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