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새학기 앞두고…어린이 코로나19 입원환자 급증

by방성훈 기자
2021.08.23 14:25:56

WSJ "남부·중서부 아동병원서 7월부터 입원 급증"
"기저질환 없는 경우도 다수…기존과 명백히 달라"
학교 재개 및 교내 마스크 의무화 논란 심화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내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으로 어린이 입원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 어린이가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덜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델타 변이 확산 국면에선 기존의 팬데믹(대유행)과 다른 양상이다. 특히 방학이 끝나고 학교들이 개학을 하면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남부와 중서부 병원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아이들을 치료하고 있을 뿐아니라, 더 심한 급증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델타 변이가 이전 바이러스들보다 어린이들을 더 아프게 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소아과 의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면서도 “델타 확산으로 입원한 어린이 수는 과거에 보았던 것보다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델타 변이 확산 국면에서 어린이 환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 14일 기준 미 전역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해 있는 어린이 환자 수가 1902명을 기록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전체 코로나19 입원환자 가운데 2.4%를 수준이다.

미국 뉴올리언스 어린이 병원에는 지난 3주 동안 한 번에 최대 20명의 어린이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했다. 지난해에는 가장 많았던 때는 7명이었다. 이 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돼 검사를 받은 어린이의 약 4분의 1이 양성 반응을 보였는데, 이는 초기 팬데믹 당시 확진률이 7% 수준이었던 것과 대비된다. 병원측은 향후 환자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최근 150명의 신규 간호사를 채용했다.

이전에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했던 어린 환자들은 천식이나 당뇨병 등 다른 건강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경우 절반 가량이 기저질환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뉴올리언스 어린이 병원의 의사인 마크 클라인은 “델타 변이가 다른 변이보다 어린이에게 더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있는 울프슨 어린이 병원에선 지금까지 총 450명 이상이 코로나19로 입원했다. 이 중 96명이 올해 7월 입원했는데, 이는 가장 많은 입원환자가 발생했던 지난 1월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전염병 책임자인 모빈 라토르는 “8월도 7월과 마찬가지로 상황이 나쁠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 입원환자 수가 훨씬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며 “현재 입원환자의 55%가 12세 미만의 어린이”라고 설명했다.

(사진=AFP)


미국에선 12세 미만 어린이에 대한 백신 접종은 아직 진행하지 않고 있어 감염에 취약한 상황이다. 12~17세 어린이는 21일 기준으로 1120만명이 최소 1차 백신 접종을 마쳤으며, 이 중 830만명이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선 가을 새학기를 앞두고 학교 문을 다시 열어도 괜찮은지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있는 대부분의 주정부는 공립학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플로리다, 애리조나, 텍사스, 아칸소, 아이오와, 오클라호마, 사우스캐롤라이나, 유타 등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주정부는 공립학교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금지했다.

플로리다주에선 일부 학군 교육감들이 주지사의 결정에 반발하자 론 드샌티스 주지사는 해당 교육감들에게 급여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또 다른 여러 주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놓고 주정부와 학부모들 간 소송이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