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콜성 지방간 진행 과정 3차원 영상으로 촬영 성공

by강민구 기자
2020.09.14 13:00:00

KAIST 연구팀, 지방구 형성과 미세혈관계 동시 촬영
세포 수준 변화 관찰···다양한 질환 연구 활용 기대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이 비알콜성 지방간 진행 영상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김필한 의과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3차원 생체현미경 기술을 활용해 비알콜성 지방간에서 간세포 내 지방구 형성과 미세혈관계를 확인하고, 이를 고해상도의 영상으로 촬영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방간의 3차원 생체현미경 영상 결과.<자료=한국과학기술원>
지방구(Lipid droplet)는 지방 방울이라고도 하며, 간세포의 세포질에 구 형태로 축적된 지방을 뜻한다.

비알콜성 지방간은 서구화된 식습관 및 비만율 증가로 국내에서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단순 지방간부터 만성 지방간염이나 간경화에 이르는 넓은 범위의 간 질환을 포함한다. 정상인에게도 최대 24%, 비만인에서는 최대 74%까지 높은 유병률이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심각한 간 질환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관리가 요구된다.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 연구 대부분은 절제된 간 조직을 사용한 조직병리학적 분석을 통해 이뤄졌다. 이 같은 방식으로는 질환이 장기간 진행되는 동안 간 내부의 간세포와 주변 미세환경에서 일어나는 분자세포 수준의 변화를 3차원으로 정밀하게 분석하고 원리를 알아내기 어려웠다.

김필한 교수 연구팀은 독자 개발한 초고속 레이저 공초점·이광자 생체현미경을 사용해 살아있는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 동물모델에서 질환 진행에 따른 간세포 내 지방구의 형성과 추적, 주변 미세혈관계를 함께 고해상도의 3차원 영상으로 촬영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생체현미경 시스템은 시속 380Km 이상의 초고속으로 회전하는 다각 거울을 이용해 살아있는 생체 내부 간 조직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보정이 가능해 크기가 마이크로미터 이하인 지방구까지 고해상도로 영상화할 수 있다.

또 비알콜성 간 질환에서 질환 진행으로 간세포 내 지방구의 축적률이 증가하고 개별 지방구 크기가 증가하는 현상도 영상화했다. 지방구 크기 증가가 간세포 핵의 위치변화를 일으키고 간세포 모양의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도 확인했다.

3차원 생체현미경 기술은 KAIST 교원창업기업인 아이빔테크놀로지를 통해 상용화돼 지난해 10월부터 생체현미경 모델로 출시되고 있다.

연구팀은 독자 개발한 최첨단 고해상도 3차원 생체현미경 기술이 살아 있는 생체 내부 간 미세환경을 이루는 다양한 구성성분들을 동시에 실시간으로 영상으로 촬영해 다양한 간 질환 연구와 치료제 개발과정에 활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 교수는 “비알콜성 지방간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을 3차원 생체현미경을 이용한 실시간 고해상도 영상기술을 활용해 세포 수준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며 “3차원 생체현미경은 미래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여러 인간 질환 진단이나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광학회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메디컬 옵틱스 익스프레스(Biomedical Optics Express)’에 지난달 19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