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암호화폐 가짜뉴스까지…인민은행 발신자로 거짓메일 유포

by김인경 기자
2018.02.08 11:40:05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암호화폐의 가격변동성이 치솟는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과 홍콩 중앙은행이 암호화폐 거래 단속에 나설 것이라는 가짜 뉴스가 유포돼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

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중국 인민은행과 홍콩 금융관리국을 발신자로 한 메일이 미국 언론 매체들에 도착했다.

메일엔 “인민은행은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과 홍콩이 비트코인을 포함한 어떠한 암호화폐도 법적 통화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규제를 통해 중국 본토와 홍콩의 모든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을 차단할 것이라 발표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와 함께 돈세탁과 테러자금 지원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며 “중국 금융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돼 있었다. 이어 판궁성 인민은행 부행장 주관으로 이 같은 규제를 14일께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메일은 발신자 주소도 인민은행에서 실제 사용하는 ‘@pbc.gov.cn’에서 보내져 그럴듯하게 보였지만 결국 가짜임이 밝혀졌다. 메일은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시 인민은행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메일에서 발송됐다. 하지만 이 근무자는 메일을 보낸 적이 없고 메일 계정을 해킹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은행과 홍콩금융관리국도 메일을 보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일부 미국 언론에선 이 사실을 믿고 보도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메일 전문을 게재한 매체가 있었는가 하면 중국과 홍콩의 암호화폐 규제 강화를 우려하는 내용을 다룬 기사도 있었다.

레온하트르 에이스 홍콩비트코인협회 회장은 이 메일이 암호화폐 가격 폭락을 유도해 이익을 얻으려는 세력들이 보낸 것이라고 추론했다. 그는 “진입장벽이 낮고 성숙하지 않은 시장, 초단타 투자자가 많은 시장에선 가짜뉴스가 효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암호화폐를 둘러싸고 가짜 뉴스가 퍼지며 가격이 급등락한 경우가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이더리움’의 개발자가 사망했다는 허위 소식에 이더리움 가격이 급락했으며, 세계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아마존이 비트코인을 거래 수단으로 인정할 것이라는 가짜 뉴스에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암호화폐 비트코인[AFPBB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