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인석 레페리 대표 "롤모델은 SM…보아 같은 글로벌 뷰티 크리에이터 키울 것"

by염보라 기자
2017.03.06 11:01:33

[이데일리 뷰티in 염보라 기자]

인터뷰 = 정선화 기자 ㅣ정리·사진 = 염보라·백지연 기자

레페리 뷰티 엔터테인먼트(이하 레페리)는 최근 뷰티전문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중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스타트업체다.

뷰티 크리에이터를 육성하고 관리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2013년 창업해 중국과 베트남에 지사를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레페리 최인석 대표(사진, 29)가 그리는 꿈은 국내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전세계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것. SM엔터테인먼트처럼 체계화된 시스템을 구축해 글로벌 뷰티 크리에이터를 키우고 싶다는 최인석 대표를 지난 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레페리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최 대표와의 일문일답.

레페리 뷰티 엔터테인먼트 최인석 대표가 뷰티in과 인터뷰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처럼 체계화된 시스템을 구축해 글로벌 뷰티 크리에이터를 키우고 싶다”며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최근 레페리가 MCN업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어떤 회사인가.

"잘 알다시피 멀티채널 네트워크(Multi-Channel Network, MCN) 회사다. 뷰티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 회사다. 뷰티 크리에이터를 육성하고 이 친구들이 유튜브 등 전세계 다양한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

- MCN 사업을 처음 기획하게 된 배경은.

“시작은 뷰티 커머스 플랫폼이었다. 2015년 1월 피봇팅(사업 전환)을 거쳐 지금의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창업 전 나는 파워블로거였다. 자연스럽게 뷰티 파워블로거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었고 이곳(뷰티업계)에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해 관련 사업을 기획하게 됐다. 커머스 회사로 시작했지만 파워블로거들과의 관계는 더욱 공고히 가져갔다. 커머스 사업에 있어서도 이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1인 미디어의 플랫폼이 블로그에서 유튜브로 옮겨갔다. 회사 차원에서 관계 있는 파워블로거들을 유튜버 스타로 전향시키는 작업을 해나갔고 그 과정에서 현재의 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었다.”

- 다양한 분야 가운데 굳이 뷰티 분야에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한 이유는 무엇인가.

“뷰티는 여성에게 있어 소비의 중심이자 시작점이다. 화장품을 사고 메이크업을 한다는 것은 외모를 가꾼다는 것이며 외모를 가꾼다는 건 어딘가로 외출한다는 뜻이다. 뷰티만 잡는다면 라이프스타일을 다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뷰티’라는 영역을 사실상 화장품과 미용뿐 아니라 패션이나 여행 맛집 레저 등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모든 것을 포괄해 정의한다.”

- 다른 MCN 회사와 차별점이 있다면.

"장기적인 키워드는 '(인재)육성'이다. 현재 활동 중인 뷰티 크리에이터의 대다수가 레페리 출신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지속적으로 뷰티 크리에이터를 육성해 나가고 있다. 우리는 오디션을 봐서 잠재력 있는 친구를 선별하고 까다로운 트레이닝을 통해 (업계에)데뷔시킨다. 데뷔 후에도 지속적으로 프로듀싱 하며 성과가 나오는 사람은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뷰티 크리에이터로 키운다. 아직 100% 시스템을 완성했다고 보긴 힘들지만 조금씩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 레페리 소속 뷰티 크리에이터 가운데 대표적인 사람을 꼽는다면.

"260만 아시아 구독자를 보유한 다또아는 우리의 첫 번째 크리에이터이자 베스트 스타다. 킴닥스, 메이드인미아, 빔비걸 등도 최근 마니아 층을 형성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130명 정도의 크리에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모두들 개성이 넘친다. 우리가 다양성을 추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개성 넘치는 크리에이터들이 탄생했다. 각 분야의 리더를 만들어나가는 게 목표다."

-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사람은 데뷔까지 얼마나 걸리나.

"원래는 한달 코스였지만 올해부터는 트레이닝 기간을 확대하려고 한다. 예전에는 뷰티 크리에이터의 수가 적었기 때문에 빨리 데뷔해서 시장을 선점하는 게 중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빠른 데뷔보다 체계적인 기획이 중요하다. 한국에서 활동 중인 뷰티 크리에이터가 500명 정도다. 뷰티 관련 TV채널이 500개인 셈이다. 이미 구독자를 확보한 크리에이터가 아니라면 살아남기 굉장히 힘든 구조가 됐다. 그래서 트레이닝이 중요한 거다. 수많은 신인 크리에이터 중 눈에 띄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거쳐 매력적으로 다듬어야 한다. 계속해서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있는 이유다."

- 뷰티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생각보가 굉장히 많다. 예를 들어 최근 진행한 오디션에는 1400명이 지원을 했다. 30명만 선정했는데 말이다."

- 기존 연예인 등 스타들의 진입도 크리에이터 경쟁을 심화시키는 것 같다.

"사실 유명하다고 잘 되진 않는다. 파워블로거 출신 중에서도 성공사례는 많지 않다. 지금 유튜버 스타들을 보면 대부분 새롭게 도전해서 잘 된 케이스다. 뷰티 크리에이터로서 잘 되려면 채널을 돌리고 싶지 않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

- 신인 크리에이터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내 영상을 어디서 많이 보고 어느 부분에서 채널을 돌리는지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 "난 예쁘니까" "내 콘텐츠는 재미 있으니까" 이런 마인드로는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미 자리 잡은 뷰티 크리에이터들을 능가할 자신만의 매력 포인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조건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해 명확한 기획을 가져가야 한다."

- 중국 뷰티 크리에이터 육성에도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

“전세계 2위 화장품 시장이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중국 여성 대다수는 화장을 하지 않는다. 중국은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나라 중 하나 아닌가. 언젠가는 화장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우리가 K뷰티를 현지화 한 'C뷰티(차이나뷰티)'를 제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성과를 말하자면 2015년 홍콩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중국지사를 개소했고 텐센트와 제휴를 맺어 뷰티 크리에이터 교육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동시에 요우쿠토도우·메이파이 등 유력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해 원소스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 시스템을 갖춰 나가고 있다. 한국의 크리에이터를 진출시키는 것도 좋지만 현지 크리에이터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텐센트와 교육 프로그램을 만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 C뷰티 라는 개념이 새롭다.

“우리가 만든 용어다. 나는 K뷰티를 토대로 C뷰티(China뷰티)를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한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기업이 실수하는 게 "K뷰티가 인기니까 한국 화장품을 써라" 이렇게 접근하는 거다. 이렇게 접근하면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 "한국 화장품을 사용해서 한국 메이크업을 따라 해" 라고 말하는 대신 "이걸 토대로 너희만의 방법을 연구해봐" 라고 이야기 하는 거다. 우리가 아직도 유럽 화장품을 이용해 메이크업 하듯이 C뷰티가 정착될 때 한국산 화장품의 수요도 더욱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 중국 이외에 눈 여겨 보는 시장이 있다면.

“올해는 동남아 시장에서 사세를 적극 확장할 계획이다. 우선 시장조사를 철저히 하고 있다. 동남아는 수십 가지의 체제와 언어, 그 안에서도 다양한 민족이 존재하기 때문에 현지화에 어려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베트남에 지사를 세우고 계속해서 사례를 분석하고 있다. 베트남에 이어 태국, 싱가포르에 진출해 다방면에서 공략하려고 한다.

- MCN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나.

"3G가 나오고 LTE가 나왔을 때 통신사들 모두 반신반의 했다. 3G만으로도 충분한데 LTE가 수익성이 있겠느냐 하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LG가 몰려드는 트래픽을 처리하지 못해 LTE를 도입했고 그 뒤 너도나도 LTE를 도입하면서 LTE가 대중화 됐다. MCN도 같은 길을 걷지 않을까 전망한다. 현재 많은 분들이 "새롭긴 한데 수익성이 있겠어?" 라고 말한다. 하지만 모바일이 익숙한 세대가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면 MCN과 MCN을 활용한 커머스 사업의 규모는 지금의 TV와 홈쇼핑처럼 커질 것이다. 한글 공부도 쇼핑도 유튜브로 하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자신한다."

-갈수록 업체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페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정해졌나.

"영상을 보면서 구입까지 할 수 있는 원스톱 커머스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이다. 첫 번째 계획은 쇼호스트 크리에이터의 육성이다. TV를 보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이 있고 홈쇼핑을 하는 쇼호스트가 있다. 레페리는 연예인 육성 부분에서 성과를 냈다. 올해는 쇼호스트를 많이 배출할 예정이다. 그래서 연예인 크리에이터가 A 제품을 활용한 뷰티 노하우를 공유하고 쇼호스트 역할을 크리에이터가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식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연내에는 영상 시청부터 구입까지 레페리 안에서 모두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이와 함께 뷰티 크리에이터의 영상이 실제 제품 구매로 이어지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뷰티크리에이터의 데이터를 분석해 리포트로 내놓을 계획도 가지고 있다"

- 굳이 롤모델을 꼽는다면.

“SM엔터테인먼트다. 캐스팅부터 트레이닝, 프로듀싱, 마케팅까지 명확한 체계를 가지고 스타를 육성하기 때문이다. 워낙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보니 소속 연예인의 이탈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엑소, 에프엑스 등 새로운 그룹이 탄생할 때마다 얼마나 명확한 체계와 분석을 통해 탄생했을까 놀라게 된다. 레페리는 MCN 회사 중 유일하게 엔터테인먼트 라는 단어를 쓴다. SM을 보면서 만든 것이다. 열심히 노하우를 쌓아 그런 시스템을 만들고 '아시아의 별' ‘보아’ 같은 글로벌 뷰티 크리에이터들을 양성하고 싶다"

최인석 대표는 인터뷰를 마무리 하면서 "길거리 캐스팅이 가능할 만큼 뷰티 크리에이터들의 위상이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레페리가 그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29살의 젊은 사업가인 최 대표는 젊기에 가능한 패기와 열정으로 레페리를 이끌고 있으며 자신의 꿈을 현실로 구현하기 위해 정신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가 그려나갈 그림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