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브랜드도 놀란 'K걸그룹 파워'…韓 식음료업계 '함박웃음'
by남궁민관 기자
2023.07.24 15:30:05
K팝 걸그룹, 전세계 돌풍에 주요 브랜드 韓 법인 주목
맥도날드 한국법인, 처음으로 글로벌 마케팅 주도
전세계 코카콜라 마케터들, 지난 3월 한국 첫 워크숍도
아태 9개국 공동 마케팅에 스타벅스코리아 중심 역할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내 식음료 업계가 세계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K팝 걸그룹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미 국내 유통업계 큰 손으로 자리한 MZ세대와 소통에 주효하다는 데에 이견이 없는데, 여기에 글로벌 본사를 둔 일부 한국 법인들의 경우 이들 걸그룹에 힘입어 ‘글로벌 마케팅’의 주축으로 올라서는 ‘영예’까지 누리고 있어서다.
| 코카콜라 글로벌 엠배서더로 발탁된 K팝 걸그룹 뉴진스.(사진=코카콜라) |
|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수의 걸그룹 중 ‘뉴진스’의 파급력은 단연 독보적이다. 뉴진스는 한국코카콜라와 한국맥도날드 모델로 활약 중이다. 이들의 영향력을 확인한 각 브랜드 글로벌 본사가 한국 법인에 글로벌 마케팅에 주요 역할까지 맡겼다.
실제로 한국맥도날드는 뉴진스 열풍에 힘입어 지난달 1일부터 아시아 10개국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마케팅인 ‘뉴진스 치킨 댄스 캠페인’ 주축을 맡는 영예를 누렸다. 지난 2월 말 뉴진스를 한국맥도날드 브랜드 모델로 선정한 이후 전세계적으로 이들의 인기가 치솟자 한국 법인 최초로 글로벌 마케팅을 주도하게 된 것이다.
올해 하반기 이어질 이번 캠페인은 한국을 비롯해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홍콩, 타이완, 싱가포르, 베트남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각 국가는 뉴진스가 전하는 캠페인 광고 영상과 각국에서 판매하는 치킨 메뉴를 스페셜 패키지에 담아 판매하게 된다.
한국코카콜라는 뉴진스를 브랜드 모델로 선정한 지난 3월 전세계 각 국가 법인들의 코카콜라 마케팅 담당자들이 처음으로 한국에 집결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BTS)와 블랙핑크에 이어 뉴진스까지 K팝의 인기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이를 직접 경험해보고자 과거 미국·유럽 등에서 열리던 글로벌 마케팅 워크숍을 한국에서 처음 진행했다고 한다.
특히 코카콜라 글로벌 본사가 운영하는 뮤직 플랫폼 ‘코크 스튜디오’를 통해 지난 4월 공개한 음원 ‘제로(Zero)’는 해외 다른 국가 법인들의 눈길을 끌면서 현재 “해당 음원을 자국 마케팅에 활용하고 싶다”는 문의가 한국코카콜라에 이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좀처럼 광고 모델을 활용하지 않는 스타벅스코리아도 최근 ‘블랙핑크’와 손을 잡고 협업 기획상품(MD)를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9개국 스타벅스 법인들이 나서 공동으로 기획한 협업으로 그 대상이 K팝 걸그룹인만큼 스타벅스코리아가 그 중심을 맡게 됐다고 한다. 다른 국가에선 콜드컵, 워터보틀 등 MD만 선보이는 반면 주축인 한국은 유일하게 바움쿠헨, 초코번 등 푸드도 선보인다.
| 스타벅스와 글로벌 마케팅 협업에 나선 K팝 걸그룹 블랙핑크.(사진=스타벅스) |
|
국내 시장을 주축으로 하는 다른 식음료 업체들도 K팝 걸그룹을 전면에 내세워 국내 MZ세대 공략에 속도를 내고 나선 모양새다.
굽네는 ‘르세라핌’을 브랜드 모델로 해 지난 5월 신제품 ‘블랙 트러플 스테이크 시카고 피자’ 광고를 선보였는데 두 달여 만 유튜브 조회수가 7000만건에 이르렀다. 최근 홍대입구 근방에 문을 연 직영 플래그십 매장 ‘굽네 플레이타운’에서 팬 사인회를 여는 등 팬·소비자들과 소통의 자리를 마련한 굽네는 이달부터는 온라인을 통한 ‘르세라핌 인 마이폰’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7월 한 달간 르세라핌과 굽네 주요 제품을 담은 스마트폰·PC 배경화면을 제공한다.
한국파파존스는 국내 론칭 20주년을 맞아 ‘아이브’와 손잡고 MZ세대 공략에 공을 들이고 나섰다. 단순히 광고 모델로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1세트 판매시 1000원을 학대피해아동 및 위기가정아동에 기부하는 ‘아이브 픽! 기브 투게더 세트’도 출시해 가치소비의 의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