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 생존자, 이태원참사에 “오징어게임 실사판으로 하는 것 같다”
by나은경 기자
2022.10.30 21:51:22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 발간한 생존자 이선민씨
트위터 통해 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에 애도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라고 꼭 말하고 싶다”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생존자가 이태원 참사를 두고 “전쟁터가 아닌 일상에서 이토록 많은 사람이 한번에 죽는다는 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밤”이라며 “대한민국은 온 국민이 오징어 게임을 실사판으로 함께 하는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산만언니’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작가 이선민(46) 씨는 30일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154명이 사망하고 132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대규모 참사가 벌어진 데 대해 참사 생존자로서 서면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힌 것이다. 이씨는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생존자로서 겪은 후유증에 대한 글을 묶어 지난해 ‘저는 삼풍 생존자입니다’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씨는 “경제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별다른 이유없이 사람이 죽어나간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멀쩡한 아이들이 수학여행 가다가 혹은 친구들과 축제를 즐기려다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온다”며 “이에 대해 종일 머리를 굴리고 굴려도 도무지 납득이 안 된다. 어째서? 왜? 또? 라는 물음만 떠오를 뿐”이라고도 했다.
그는 자신이 이전에 했던 인터뷰를 언급하며 “(대한민국은) 위험천만한 생존게임을 매일 반복하며 ‘나와 내 가족은 안 죽을 거야’ 막연하게 생각한다. 참사는 사람을 가려오지 않는다. 이번에 ‘운 좋게’ 당신이 아니었을 뿐이다”라고 일갈했다.
이어 “이 상황에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어떤 말이라고 위로가 되겠느냐. (중략) 하지만 이 말만은 하고 싶다.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마지막으로 “불시에 명을 달리한 분들의 죽음에, 또 가족을 잃은 그 비통함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하며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