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회사가 비정규직 더 쓴다…대기업 직원 10명 중 4명 비정규직

by김소연 기자
2020.07.09 12:00:00

대기업 고용형태공시 결과 발표
대기업 38.4% 기간제·단시간 근로자
1000인 이상 파견·하도급 등 21.1%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대기업 근로자 10명 중 4명은 파견·하도급·용역 등 간접고용 근로자와 기간제 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 규모가 클수록 간접고용 근로자와 단시간 근로자의 비율이 더 높았다.

근로자의 날인 지난 5월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130주년 세계 노동절 공동행동을 마친 참가자들이 조계사까지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300인 이상 3520곳 대기업의 고용형태공시 결과(3월말 기준)에 따르면 이들 기업에서 일하는 전체 근로자는 500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근로자 중 기업에 직접 고용된 소속 근로자는 81.7%(408만9000명)이다. 소속되지 않은 간접고용 근로자는 18.3%(91만3000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대기업 근로자 500만2000명 중에서 단시간 근로자와 기간제 근로자, 간접고용(파견·하도급·용역) 근로자를 합한 비정규직 근로자는 전체의 38.4%(192만3000명)로 집계됐다. 대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 10명 중 4명이 비정규직이라는 얘기다. 정규직 근로자는 61.5%(307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비정규직은 간접고용 근로자와 더불어 기간제, 단시간 근로자로 분류된다.

특히 1000인 이상 기업 827곳의 소속 외(간접고용) 근로자 비율은 21.1%로 공시 대상인 300인 이상 기업 3520곳의 평균(18.3%)보다 2.8%포인트 높았다. 1000인 이상 기업의 간접고용 근로자 비율은 전년에 비해 0.2%포인트 늘었다.

1000인 이상 기업에서 직접고용(소속 근로자) 근로자 중 단시간 근로자의 비율은 6.4%로, 300인 이상 기업 평균(5.7%)보다 0.7%포인트 높았다. 이들 기업에서 하청이나 용역 등 간접고용을 준 업무는 주로 △청소 △경호·경비직 △경영·행정·사무직 △운전·운송직 등이었다.

고용부 제공
기업 규모가 클수록 간접고용(소속 외 근로자)과 단시간 근로자의 비율이 높았다.



간접고용 근로자 비율은 근로자 5000인 이상 기업이 24.1%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00~4999인 기업 18% △500인 미만 기업 13.4% △500~999인 기업 10.7% 순으로 집계됐다.

단시간 근로자 비율 역시 5000인 이상 기업이 7.3%로 가장 많았다. △1000~4999인 기업 5.5% △500~999인 기업 4.5% △500인 미만 4.2% 순이었다.

산업별로 보면 간접고용 근로자 비율과 기간제 근로자 비율이 모두 높은 업종은 건설업으로 나타났다. 건설업은 간접고용 근로자 비율이 47.4%, 기간제 근로자 비율은 62.5%에 달했다.

건설업에 이어 간접고용 근로자 비율이 높은 업종은 △농업·임업·어업이 23.8% △제조업 20.7% △금융 및 보험업 19% 순이었다.

간접고용 근로자 비율과 기간제 근로자 비율이 모두 낮은 업종은 정보통신업, 전기가스, 수도·하수물폐기 등이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간접고용 비율이 높았고, 여성은 기간제·단기간 근로자 비율이 높았다.

남성의 경우 간접고용 비율이 20.4%였고, 여성은 14.4%였다. 반면 남성의 기간제·단시간 근로자 비율은 각각 20.7%와 2.9%였다. 여성의 기간제·단시간 근로자 비율은 각각 25.9%와 10.6%로 집계됐다.

김영중 고용부 노동시장정책관은 “고용형태공시제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근로자의 고용형태를 공시하고 고용구조를 개선하도록 유인하려는 것”이라며 “올해 처음으로 공시률 100%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일자리의 질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실적이 탁월한 기업에는 정부포상 등 혜택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규모별 간접고용, 기간제·단시간 근로자 비율. 고용부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