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숙현 기자
2010.02.24 18:09:29
`고용촉진 세제지원` 조특법은 통과
[이데일리 이숙현 기자] 한국은행 총재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한국은행법 개정안이 끝내 무산됐다. 이에 따라 3월 말로 임기가 끝나는 이성태 총재 후임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4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한은법 및 고용촉진을 위한 세제지원 방안이 담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을 상정했지만, 한은법은 부결된 반면 조특법은 통과됐다.
이날 재정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한은법을 상정한 뒤 잠시 정회를 선포,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한은법을 처리하려고 했지만 한나라당 김성식 배영식 의원 등이 반대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식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오늘 문제삼은 것은 인사청문회의 내용 자체가 아닌 입법절차였다"며 "한은법을 고치려면 국회 운영위원회 소관인 국회법 및 인사청문회법 등을 모두 고쳐야 하는데, 전문위원이 지적하듯 부칙을 통해 이 법안들을 고치는 것은 입법절차에 큰 문제를 남기게 된다"며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김 의원은 인사청문회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다소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실제 국회에서 이뤄지는 인사청문회 자체의 장단점을 감안,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한은법을 대표 발의한 강봉균 민주당 의원은 "소위에서 한은법이 통과될 것으로 믿었으나 끝내 안됐다"며 "(소위에서 찬성 의견이 다소 많았으나)표결까지 할 사안은 아닌 것 같아 처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총재 임기인 4년을 또 기다려야 한다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가 올해 국정운영에 가장 중심을 두고 있는 고용 창출 문제와 관련 핵심법안으로 꼽아온 조특법은 일부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상임위에서 통과됐다.
이번에 통과된 조특법은 "중소기업이 내년 6월 30일까지 전년도보다 상시근로자 수를 증가시킨 경우 증가고용인원 1인당 300만원을 해당 과세연도의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하고, 장기미취업자가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경우 취업일부터 3년간 지급받은 근로소득 중 월 100만원까지 비과세"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앞서 민주당 이용섭, 한나라당 박종근 의원 등은 조특법의 단서조항 및 실효성 등을 문제삼았다.
국세청장 출신인 이용섭 의원은 "장기미취업자에 대해 100만원까지 비과세 해준다는 조항이 있는데 최종학력졸업 후 3년 경과, 취업 전 3년 내내 미취업해야 한다는 이런 전제조건이 왜 붙어야 하느냐"며 특별한 근거도 없이 무조건 3년으로 못박은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박종근 한나라당 의원도 "중기업이 장사가 잘 되면 도와주고 안 되면 안 도와주는 격"이라고 말하고 특히 "취업한 사람한테까지 100만원을 줄(비과세) 필요가 있는지, 또 (미취업자의 기준도) 3년 놀면 비과세고 2년 놀면 안 되고 하는 식으로 막연하게 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고용이 예상보다 늘어나면 정부가 예상하고 있는 4500억원 이상 세수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