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미영 기자
2023.08.11 17:21:34
14일 ‘택배 쉬는 날’ 두고 신경전
쿠팡 “여름휴가 못가는 기사들 위해…”
CJ대한통운 “왜곡된 주장, 강한 유감”
햇반전쟁, 올리브영 갑질공방 이어 또 충돌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오는 14일 ‘택배 쉬는 날’을 앞두고 쿠팡과 CJ대한통운(000120)이 정면충돌했다. 쿠팡에서 먼저 “여름휴가 못가는 택배기사를 위한 날”이라고 ‘도발’하자, CJ대한통운이 “왜곡된 주장”이라며 유감을 표하고, 쿠팡이 다시 쿠팡 택배기사의 ‘휴가 자랑’으로 대응하는 등 점입가경이다. CJ제일제당(097950)과의 ‘햇반전쟁’, CJ올리브영의 갑질 공방 등 쿠팡과 CJ그룹간 갈등이 물류 부문까지 확전하는 양상이다.
발단은 지난 4일 쿠팡의 보도자료다. ‘택배 쉬는 날’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쿠팡은 “쿠팡의 택배 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기존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쿠팡 택배기사는 365일 언제든 휴가를 갈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쉬고 싶어도 구조적으로 쉴 수 없어 여름휴가를 못가는 택배기사들을 위해 ‘택배 쉬는 날’을 지정했다”, “쉬고 싶으면 하루 25만원가량 드는 외부 택배기사(용차)를 택배기사 본인의 부담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CJ대한통운이 발끈하고 나섰다. CJ대한통운은 11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쿠팡을 향해 “택배사들은 쉬고 싶을 때 마음대로 쉴 수 없어 ‘택배 쉬는 날’을 만들었다는 왜곡된 주장으로 기존 업계를 비난하는 건 택배산업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택배업계의 자발적 노력을 폄훼하는 일부 업체의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대부분 택배사는 일주일 배송사이클 때문에 월요일 물량이 다른 요일의 절반 이하여서 통상 주당 근무일을 5.3~5.5일로 본다”며 “CJ대한통운은 경조사 발생시 별도 용차비용을 지원하고, 일반 택배사도 대리점에 용차비용을 지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시장에서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라면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매몰차게 외면하지 말고, 최소한 업계의 노력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쿠팡에 ‘택배 쉬는 날’ 동참을 촉구했다.
그러자 세시간도 지나지 않아 쿠팡에서 다시 보도자료를 내고 맞대응했다. 쿠팡은 CLS 택배기사들의 인터뷰가 담긴 유튜브 동영상을 언급, “다른 택배사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쿠팡 택배기사 퀵플렉서의 여름 휴가 이야기가 담긴 동영상이 화제”라고 했다. 동영상엔 “15년간 택배일을 하면서 인생에 휴가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는데 쿠팡 퀵플렉서를 하고 나서 15년만에 첫 휴식이 생겼다”는 등 쿠팡 택배기사들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쿠팡 측은 “택배업계 최초로 수천 명에 달하는 분류전담 인력을 운영하고, 배송기사가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차별화된 시스템을 구축해왔다”며 “새롭고 혁신적인 택배문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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