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으로 안전·폐로에만 연구 몰아, 원자력 정상화 힘쏟겠다”

by강민구 기자
2022.12.21 14:31:32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취임 후 첫 간담회
탈원전 기조에 원안위 심사 어렵고, 연구원 사기 저하
SMR 등 미래 연구 투자 확대..과학적 사실도 적극 전파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지난 몇 년간 탈원전 기조하에서 연구용 원자로 안전 심사기준이 과도하게 높아졌다. 사소한 정지에도 원안위 심사를 받아야 한다. 최소 2달은 걸린다. 연구용 원자로도 절반도 못 쓰고 있다. 연구용 원자로 이용률을 높여 우수한 성과를 만들고, 합리적으로 기준도 적용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21일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주한규 원장은 “원전이 충분히 합리적 기준으로 원전 운영허가를 받을 수 있었지만 그걸 못해 국가 손해가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달한다”며 “새 정부 들어 원자력이 정상화될 계기가 마련된 만큼 원자력연이 미래 연구를 통해 수출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중단됐던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했고, 국가 에너지 구성비상 원전 비중을 2030년까지 30%로 늘릴 계획이다. 세계적으로는 탄소중립에 대한 시대적 요구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가 중요해졌다.

이러한 기조에 발맞춰 탄소중립, 기술 수출, 미래 연구를 통해 새로운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주 원장은 “지난 5년간 원자력연이 탈원전 기조에 따라 연구원 사기가 많이 죽었다”며 “안전성 강화연구, 폐로, 사용후핵연료 처리 등과 건설, 안전 비용만 늘었는데 이 부분을 되돌리는 역할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주한규 원장은 △원자력으로 탄소중립 미래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연구기관 △국가 에너지 안보 강화에 기여하는 핵심 연구기관 △원자력과 양자 활용 기술 개발의 요람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주 원장은 “당장 2030년까지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따라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안 되고 원자력이 들어가야 한다”며 “현재 우리나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2~93% 수준에서 벗어나려면 원자력을 써야 국가 에너지 안보에 안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국민과의 소통과 미래형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 원장은 “교과 과정을 살펴보면 원자력연을 핵발전소라고 하는 등 과학적 사실과 다른 부분들이 있는데 이를 조사해 고칠 계획”이라며 “원자력 현안과 관련해서도 과학적인 사실을 전달하고, 국민 인식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소형모듈원전(SMR)과 같은 연구개발을 민간기업과 함께 해 민관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수출을 통해 국가 경제에 기여하겠다고도 언급했다. 주 원장은 “지난 5년 동안 폐로, 안전성 연구들을 주로 해왔다면 앞으로는 미래지향의 선진연구로 전환하겠다”며 “다양한 방식의 SMR을 개발하되 재생에너지와 연계가 쉽도록 하고, 중동 진출 등 해외 수출에 기여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