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유미 기자
2013.07.18 17:08:48
''스토리헬퍼''로 누구나 쉽게 이야기 창작
국내 콘텐츠 산업 활성화에 도움
[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이미지로만 머릿속을 맴돌던 창작 아이디어를 구체화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영화 ‘방자전’의 김대우 감독은 디지털 스토리텔링 저작 지원 소프트웨어(SW) ‘스토리헬퍼’를 이 같이 평가했다. 스토리헬퍼는 각각의 아이디어를 입력하면 줄거리를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엔씨소프트(036570)의 비영리 공익재단 엔씨소프트문화재단과 이화여대 디지털스토리텔링 연구소는 국내 최초 디지털 스토리텔링 저작 지원 프로그램 스토리헬퍼를 공동개발해 18일 삼성동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스토리헬퍼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지난 3년간 30억원 가량의 개발비가 들어갔다. 국내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 이 SW는 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스토리헬퍼를 실행하면 이용자에게 29가지 질문이 던져진다. 이용자가 질문에 대답을 하면 스토리헬퍼는 이용자가 구상하고 있는 이야기와 가장 유사한 30가지의 이야기를 도출해준다.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변형하고 조합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완성해나갈 수 있다.
또 스토리헬퍼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스토리 얼개를 넣고 시뮬레이션을 하면 기존 작품의 스토리와의 유사성 정도도 알려준다. 예를 들어 ‘아바타’는 ‘늑대와 춤을’과 87%,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스타워즈4’와 80%의 유사성을 보여준다. 창작자들은 표절의 근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
스토리헬퍼는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웹 기반의 공동 저작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이화여대 연구소에서 분석 추출한 205개의 서로 다른 스토리와 11만6796개 장면요소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성했다.
소설 ‘지옥설계도’를 쓸 때 이 프로그램을 사용한 이인화 이화여대 디지털스토리텔링연구소 교수는 “순수문학과 장르문학, 긴 이야기와 짧은 이야기를 가리지 않고 유용해 토지나 태백산맥 같은 소설도 이 프로그램으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픽사에서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 때 보통 5~6년이 걸린다. 이 중 4년을 스토리 개발에 매달릴 정도로 콘텐츠분야에서 스토리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미국과 같은 콘텐츠 영상 산업의 중심지에서는 ‘드라마티카 프로’, ‘스토리크래프트’, ‘파이널 드래프트’ 등과 같은 스토리텔링 저작에 필요한 상용 프로그램이 보편화됐지만 국내에는 전무했다.
이번 스토리헬퍼 무료 배포가 콘텐츠 산업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스토리헬퍼는 작가의 창작 역량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스토리와 아이디어를 재구성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제공하는 등 시나리오 집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이를 통해 처음 작품을 창작하는 사람이라도 이전보다 쉽게 스토리텔링 작업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이재성 엔씨소프트문화재단 전무는 “엔씨소프트와 같은 게임사업자 뿐 아니라 다른 문화 장르에서도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분야가 스토리이며 미국 드라마나 헐리우드 영화 등을 앞서기 위해서는 좋은 스토리가 필요하다”며 “웹기반 스토리헬퍼가 스토리 작가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