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아 기자
2025.12.04 09:13:47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밝혀
3370만명 털린 쿠팡, 인증키 탈취가 남긴 치명적 질문들
퇴직 개발자, 전자서명키 빼내 토큰 위조
HSM 미사용·통제 부재 짚어야
휴면·탈퇴 계정도 무단 접속…탐지 시스템 정상 작동했는지 의문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국민 3300만 명이 피해를 본 쿠팡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가 “이번 사고는 단순 개발자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보안 실패가 의심되는 사건”이라며 핵심 의문점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외부 전문가로 참석한 뒤 사고 원인과 의문점을 정리한 분석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쿠팡 인증시스템 개발팀 직원은 2024년 12월 퇴사 직전, 인증토큰(access token)을 만드는 개인전자서명키(private signing key)를 탈취했고, 이를 이용해 인증토큰을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개발자는 위조 토큰으로 쿠팡 이용자 계정에 장기간 무단 접속했으며, 크롤링 방식(프로그램이 자동으로 훑어가며 데이터를 모으는 방식)으로 3300만 명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접근한 계정에는 이미 탈퇴했거나 휴면 상태였던 계정도 포함돼 있었다.
또한 개발자는 쿠팡 외부에서 서로 다른 IP를 사용해 은밀하게 접근했고, 소규모로 장기간 접속이 이어져 탐지가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된다.
쿠팡은 개인전자서명키 유출 사실을 2025년 11월 18일 고객 신고가 접수되기 전까지 인지하지 못했다. 최초 신고 당시 유출 규모는 4536명으로 밝혔지만,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합동 조사 이후 3300만 명 이상으로 피해 범위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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