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아이’ 사라질까…19일부터 출생통보제 시작
by이지현 기자
2024.07.04 14:51:05
병원서 출생아 정보 입력 심평원서 법원, 지자체로
보호출산제 원한다면 개인정보 비공개 전환 가능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오는 19일부터 출생통보제가 시작된다. 이를 위해 4일 서울 능동로 건국대병원에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의 정보 이송 시스템 점검 작업이 진행됐다.
이 제도는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은 채 살해·유기·학대 위기 상황에 처한 아동을 살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 출생 후 보호자가 출생 신고를 하면 아이들은 주민등록번호를 부여받는다. 법적으로 보호자인 부모는 1개월 이내 출생신고를 해야 하지만 신고하지 않아도 형사처벌 대상이 아닌데다 과태료도 5만원에 불과하다 보니 ‘수원 영아 냉장고 시신 유기 사건’과 같은 사건에 속수무책이었다.
| 이기일(가운데)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출산통보제의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바로 옆에서 유광하 건국대병원 원장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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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부는 출생아의 99.8%가 의료기관에서 태어난다는 점에 착안해 앞으로는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더라도 지자체가 직권으로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관련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우선 병원은 보호자에게 출생증명서를 발급하는 동시에 출생보호시스템에 산모 이름과 주민번호, 주소, 신생아 출생일자, 기록 작성일자 등을 입력 후 심평원에 전송해야 한다. 이 정보는 바로 심평원 출산통보스템에 자동 등록된다. 심평원은 매일 아침 진료비 청구 내역과 신생아 예방접종 기록 등을 대조해 오류 유무를 점검한 뒤 최종 정보를 대법원으로 전송한다. 대법원은 이렇게 구축된 정보를 가족관계등록시스템에 연계 후 행정정보 공동이용센터를 통해 시·읍·면 장에 통보한다. 시·읍·면의 장은 신고의무자에게 7일 안에 신고할 것을 통보하고 이 기간 안에 신고하지 않는 경우 시·읍·면의 장은 법원 허가를 받아 직권으로 출생등록을 하게 된다.
지난달 19일부터 건국대병원 등 26개 의료기관에서 구축한 출산통보시스템을 통해 134건의 출산통보를 위한 정보가 만들어졌다. 심평원 관계자는 “병원에서 신생아 기록을 전송하면 바로 심평원 데이터로 만들어지는 구조”라며 “특별히 시간이 걸리지 않는데다 현재까지 오류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19일부터는 전국 분만병원에서는 이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만약 별도 시스템을 개발하지 않았다면 심평원이 구축한 별도 웹사이트 도는 서면을 통한 정보입력도 가능하다.
만약 이 과정에서 산모가 출산 사실을 숨기길 원한다면 ‘보호출산제(위기 임신 및 보호출산 지원과 아동 보호에 관한 특별법안)’로 전환돼 심평원으로 전송된 정보는 비공개 처리되고 대법원이 아닌 사회보장정보원으로 전송돼 특별관리된다. 위기 임산부가 전용 번호 1308번을 통해 언제든 맞춤형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안타까운 사례로 시작했지만 태어난 아이를 잘 키우고 보호하기 위한 제도들이 만들어 졌다”며 “병원과 심평원, 법원 등과 함께 시스템 구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