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에 합작법인..LG에너지솔루션, 美·中 전방위 사업확대

by함정선 기자
2022.07.26 14:39:17

GM과 합작사, 美 에너지부서 3.2조 규모 금융지원
中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리사이클 손잡아
포드 러브콜에 폴란드 공장 증설까지
상반기 주춤했던 성장률 다시 끌어올릴까 기대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과 중국, 유럽 등에서 투자유치와 폐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공장 증설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가팔라지고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세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6일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GM의 합작 조인트벤처에 25억달러(3조2700억원)의 금융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에너지부는 조만간 두 회사의 합작법인인 얼티엄 셀즈의 오하이오, 테네시, 미시간주 공장에 대출지원을 발표할 계획이다. 자금은 미국 연방 정부의 선진 자동차 제작 기술 지원 프로그램에서 나올 예정이다. 이 대출은 그간 테슬라와 포드, 닛산 등이 받았으나 2010년이 마지막 신규대출이었다. 로이터는 배터리 업체로는 얼티엄 셀즈가 첫 사례라고 보도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심화로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 재검토에 들어간 바 있어 이번 투자에 대한 의미가 남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애리조나주 퀸크릭(Queen Creek)에 배터리 공장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투자비 급등을 이유로 투자 시점과 규모 등을 다시 살피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GM과의 합작법인은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약 5000개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중국 1위 코발트 정련업체인 화유코발트와 폐배터리에서 원재료를 추출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배터리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한국과 중국 기업이 손잡고 합작법인을 세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합작법인은 배터리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스크랩’과 수거된 폐배터리 등에서 양극재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리사이클 니켈, 코발트, 리튬을 추출한다. 추출한 메탈은 양극재 생산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난징(南京) 배터리 생산공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스크랩을 처리하고 폐배터리를 가공하는 전(前)처리 공장은 LG에너지솔루션 생산공장이 위치한 중국 장쑤성 난징시에, 재활용 메탈을 처리하는 후(後)처리 공장은 화유코발트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중국 저장성 취저우시에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의 완성차 업체 포드로부터 배터리 추가 공급 요청을 받고 폴란드 공장의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포드의 전기차 모델인 ‘머스탱 마하-E(Mustang Mach-E)’와 전기 상용차인 ‘E-트랜짓(E-Transit)’의 판매가 늘어나며 배터리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신규 공장 투자는 재검토에 돌입했지만 완성차 업체의 생산 확대 요청에 따른 투자는 확실한 수요처가 있기 때문에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애초 애리조나 신규 공장은 미국 내 전기차 스타트업 에 대응하는 등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시장에서 전략적으로 활용할 예정이었다.

▲포드의 주력 브랜드 머스탱의 전기차 모델 ‘머스탱 마하-E’. (사진=포드)
LG에너지솔루션이 이처럼 북미와 중국, 유럽에서 사업을 확대하며 상반기 주춤했던 성장률과 실적도 하반기에는 빠르게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반기 중국 CATL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지켰지만 성장률은 중국 상하이 봉쇄 영향에 따른 테슬라 판매 감소 등으로 4%에 그쳤다. 1위인 중국의 CATL이 111%, 3위인 중국의 BYD가 206%의 성장률을 보이고 국내 기업인 SK온과 삼성SDI가 각각 124%, 50%의 성장률을 나타낸 것과 비교하면 나홀로 성장 둔화를 겪은 셈이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부진 요인들은 3분기 중 대부분 해소될 전망”이라며 “주요 고객사는 7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생산 확대가 예정돼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