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보다 수익성` 기아차, 상반기 현대차보다 잘했다(종합)
by신정은 기자
2016.07.27 11:53:09
고수익 RV 비중 확대..영업익 20.8%↑
하반기 판매보다 수익성에 집중
카렌스·봉고 노후차 교체 수요 증가 기대
[이데일리 김형욱 신정은 기자] 기아자동차(000270)가 올 상반기 현대자동차(005380)보다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신흥국 판매 비중을 낮추고 고수익의 RV 차종을 앞세운 결과다. 기아차는 하반기에도 판매량보다는 수익성에 집중해 실적 호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기아차는 27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컨퍼런스콜을 통해 진행된 기업설명회에서 상반기 영업이익이 1조4045억원, 당기순이익 1조77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각각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8%, 7.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대비 0.3%포인트 증가한 5.2%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발표된 현대차 실적과 대조된다. 현대차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3조1042억으로 작년보다 7.0%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6.4% 줄어든 3조5321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도 6.6%로 1.0%포인트 떨어졌다.
기아차의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탠 건 고부가가치 차종인 RV다. 기아차의 글로벌 상반기 판매량은 147만대로 2.3% 늘었다. 판매증가율보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더 높았다는 것은 대당 판매 단가가 높은 차를 많이 팔았다는 의미다. 기아차의 RV 판매 비중은 상반기 기준 38.4%로 작년보다 4.3%포인트 늘었다. 현대차의 RV 판매비중이 25.6%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두 회사 모두 경기 둔화에 따라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차량 판매가 감소했으나 기아차는 미국·유럽 등 주요 선진시장에서 큰 폭으로 증가하며 이를 상쇄시켰다. 기아차의 지역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유럽은 22.3%로 3.5% 포인트 늘어났고, 러시아·브라질 등 시장 판매는 18.5%로 5.1%포인트 줄었다. 다만 중국 시장에서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기아차는 하반기에도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고수익의 RV 차종을 앞세워 실적 호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올해 자동차 수요 증가가 2.4%로 소폭 하향 조정되는 등 글로벌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며 “무리한 성장보다는 지역별 수요 변화에 맞춰 생산량과 재고 수준을 맞추는 등 수익성을 회복·방어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사장은 이어 “미국에서 1분기 우려됐던 재고가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며 감소했고, 인센티브도 2700달러 수준으로 하향 안정됐다”고 설명했다. 인센티브는 자동차 회사가 딜러에게 제공하는 판매장려금으로 인센티브를 늘리면 판매증진에 도움이되지만 수익성은 악화되는 측면이 있다.
기아차는 또 중국에서 판매가 부진했지만, 지난해 3분기부터 영업이익률을 계속 늘려 올 2분기 3.6%를 기록했다. 한 부사장은 “(중국 시장에서) 무리한 볼륨 성장보다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능동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5월 멕시코 공장 양산도 전체적인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현지 생산공장 추가 건설을 통한 공격적인 신흥시장 진출 가능성의 여지는 남겼다. 인도 현지 언론은 지난해부터 기아차의 현지 진출설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는 신차 판매로 실적 개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국내에서 신형 모닝을 출시해 경차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는데 주력하고, 노후 경유차 인센티브에 따라 3분기 출시한 카렌스·봉고 개조차 등의 노후차 교체수요 증가가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니로·K5 하이브리드·K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를 출시해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내년 RV 차종 출시 계획도 발표했다. 한천수 부사장은 “내년 중에는 유럽에 B세그먼트(준중형) 현지전략 SUV 신차를 출시해 (동급) 스포티지와 함께 SUV 판매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미국에서는 내년 이후에 쏘렌토급 현지전략 모델과 A세그먼트 SUV,등 신규 라인업을 추가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