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실리콘밸리 기업가 '설국열차'서 사업 아이디어 얻었나

by염지현 기자
2013.10.21 16:15:38

벌레에서 추출한 단백질 원료 등 이용
거대 식품 업체 파고들기는 쉽지 않아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미국 정보기술(IT) 집산지 실리콘밸리가 첨단기술이 아닌 ‘음식’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기술 벤처 사업가들이 최근 식품산업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향후 40년이면 지구의 식량 자원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과 식품산업이야 말로 혁신이 필요한 분야라고 NYT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첩팜스(Chirp Farms), 햄톤크릭푸드(Hampton Creek Foods) 등 식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신생기업)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첩팜스는 귀뚜라미와 바퀴벌레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원료로 에너지바를 개발한 회사다. 영화 ‘설국열차’의 단백질 블록이 현실화 된 것이다. 개당 가격은 2달러50센트(약 2650원)으로 내년에 오프라인 매장을 낼 계획이다.

한때 실리콘밸리에서 디지털 제품을 개발했던 메간 밀러 첩팜스 창립자는 “실리콘밸리의 많은 창업가와 투자자들이 식품산업에서 사업기회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물을 이용해 달걀과 유사한 식품을 만들어내는 햄톤크릭푸즈 역시 실리콘밸리 출신이 차린 회사다.

뉴욕타임스는 “모조 달걀이 열리는 나무 ‘마요’를 개발한 햄톤크릭푸즈에서는 직원들이 식품에 대해 얘기할 때 마치 애플의 아이팟을 말하듯 한다”고 설명했다.

죠쉬 테트릭 햄톤크릭푸즈 창립자는 “우리는 식품을 제품 개발하듯이 한다”며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마요가 버전1.0이라면 다음에 개발할 제품은 업그레이드 된 버전2.0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NYT는 이같은 실리콘밸리의 새내기들이 전통적인 식품산업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는 있지만 기존 거대 식품업체를 이길만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저염 소금을 만들어내는 누-텍 푸드 사이언스의 토마스 마누엘은 “기존 거대 식품 기업들은 관련업계에 탄탄한 토대를 마련해 이들을 제치고 두각을 나타내기는 쉽지 않다”며 “오히려 거대 식품업체들이 우리를 밀어내거나 유사한 제품을 만들어 대량 유통시키면 우리가 사업을 접어야 할 판”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