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하지나 기자
2012.09.19 16:25:26
건설·조선업 불황 여전..유통도 안갯속
한기평, 업종별 신용위험 전망 세미나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철강업은 수급 불균형이 심해지면서 당분간 업황회복이 어렵고, 건설과 조선업은 최근 수년간 겪어온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면, 제약과 정유는 바닥을 치고 회복세를 띌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기업평가는 19일 서울 여의도 우리아트홀에서 열린 ‘2012년 크레딧 세미나’에서 주요업종 이슈와 신용위험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철강업은 투자확대에 따른 재무부담은 증가한 반면, 시황이 개선되지 못하면서 공급과잉으로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화했다는 분석이다.
김병균 팀장은 “자동차, 조선 등 전방수요가 조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여전히 철강업에 대한 잔여투자가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업계 전반의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김 팀장은 “누가 먼저 투자 기대효과를 시현할 수 있느냐가 주요 변수”라며 “결국 전반적인 공급과잉 상태에서 누가 더 안전한 판매처를 보유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약업의 경우 올 3분기부터 점진적 실적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정민 선임연구원은 “2분기 약가 인하 영향과 대형사의 연구개발 투자부담, 원가율이 높은 오리지널 품목 도입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되긴 했지만 사실상 올 상반기 저점을 통과했다”고 분석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특히 “장기적으로는 자체개발 신약과 해외사업 역량을 갖춘 상위 제약사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대형 제약사들의 경우 풍부한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실적 저하에도 불구하고 원활한 자금 운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수범 팀장은 “유가가 급락하면서 정제 마진이 하락하고 부정적인 재고 효과가 발생했다”며 “지난 2분기 4대 정유사들이 모두 적자를 기록하고 상반기 평균 영업이익률이 0.2%로 25년 만에 최저수준을 나타내는 등 큰 폭의 실적 저하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송 연구원은 “주요 국가들이 경기 부양 정책을 검토하고 있고, 시리아와 이란 등 중동 정세 불안이 지속되면서 유가가 강보합을 나타낼 것”이라며 점진적인 실적 회복을 기대했다.
선영귀 팀장은 “전반적으로 건설 수주가 부진한 상황에서 수도권 주택경기 침체가 심화하고 있다”며 “특히 국내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 영향으로 대형업체와 중견업체 간의 양극화가 부각되면서 자산매각과 외부자금 확충 등을 통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또 “프로젝트 파이낸싱(PF)우발채무가 줄었지만 순차입금이 늘어나면서 우발채무가 점진적으로 현실화되고 있다”며 “양적으로는 줄었지만 질적으로는 더 악화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봉균 팀장은 “올 1분기 조선시장 신규수주는 전년동기 대비 50% 가량 줄어드는 등 조선업황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2009~2010년 수주한 저선가의 매출반영 효과로 수익성이 저하됐다”며 “해양플랜트와 LNG선 등 고부가선종 비중이 큰 빅3 조선사들도 신규수주 부진으로 운전자본부담이 가중되고 순차입금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복량 과잉과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하반기에도 업황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통업은 정부규제가 보다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세부 업종에 따라 차별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안나영 책임연구원은 “중소기업 판매수수료 추가 인하와 의무휴일제 등 정부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편의점은 정부규제에 따른 소비 이전으로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롯데쇼핑과 신세계, 현대백화점은 신규 출점과 기존점 증축 등 투자확대로 중장기적으로 매출에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큰 폭의 실적 변동이나 투자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등급변동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