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직원과 삭제된 CCTV… 속리산 모텔에서 무슨 일이
by송혜수 기자
2021.11.26 17:17:27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지난 8월 충북 보은군 속리산에서 실종됐던 50대 지적장애인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속리산 인근 모텔 업주로부터 학대와 갈취를 당한 정황이 드러났다.
충북경찰청은 지적장애 2급 A(50)씨가 일했던 모텔 업주 B씨를 장애인복지법 위반,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해 수사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속리산 국립공원 인근의 한 모텔에서 20여 년간 숙박하며 일해왔던 A씨는 지난 7월 30일 잠시 외출한다며 모텔을 나섰다가 돌연 실종됐다. 당시 그는 법주사에서 열린 미디어 아트쇼 ‘빛의 향연’을 보러 간다며 모텔을 나섰지만, 그 길로 자취를 감췄다.
A씨가 4일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자 모텔 업주 B씨는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이에 경찰은 소방, 군청, 해병전우회, 산악구조협회, 유해조수단 등 수백 명과 탐색견, 드론까지 동원해 실종된 A씨를 찾아 나섰다.
그러나 그는 실종 20일 만인 지난 8월 19일 오전 11시 10분께 법주사에서 약 800m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의 사인을 실족사로 추정하고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던 중 A씨가 일하던 모텔의 폐쇄회로(CC)TV 영상이 모두 삭제된 점을 발견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해당 CCTV의 두 달 치 영상을 복원하고 분석 절차를 거친 끝에 B씨가 A씨를 폭행한 정황을 포착했다. 또 B씨가 A씨의 장애인연금 및 기초생계급여 등 수천만 원을 빼앗은 정황도 확인했다.
경찰은 이러한 정황들을 바탕으로 B씨를 구속,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B씨를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