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오래 다닐수록 ‘아파트 특별공급’ 당첨 기회 확대
by박민 기자
2020.10.14 12:00:00
배점제 100점 만점→110점으로 확대
재직기간 비중 늘리고·무주택 배점 신설
일자리연계 지원주택 6만호로 확대 공급
업계 "특별공급 물량 자체 확대해야"
| 서울 강남구의 한 모델하우스 현장. [사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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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민 기자] 내년부터 중소기업에 오래 다닌 무주택 장기근속자일수록 아파트 특별공급 중에서 ‘기관추천-중소기업 근로자’에 당첨될 확률이 높아진다. 당첨을 결정짓는 배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재직 기간 점수를 확대하고, 무주택 기간도 점수를 추가로 부여한데 따른 것이다.
14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이같은 내용의 ‘중소기업 장기근속자 주택우선공급에 관한 지침’ 개정안을 마련하고, 내년 1월 1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분양하는 단지부터 이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근로자 특별공급은 중소기업에 5년 이상 다닌 근로자에게 전용면적 85㎡ 이하(9억원 이하) 국민·공공·민영주택 분양물량 일부를 일반 청약자와 경쟁없이 우선 공급하는 제도다. 특히 이 유형은 신혼부부 등 다른 특별공급 유형처럼 소득이나 자산 조건도 따지지 않아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다는 특징이 있다.
중기부는 이번 개정안에서 기존 100점 만점이던 배점제를 110점으로 확대하고, 배점 비중이 가장 큰 재직기간은 기존 60점에서 75점으로 늘렸다. 중기부 관계자는 “재직기간 1년당 3점을 부여하는 것을 고려하면 한 직장에서 25년을 근무하면 최대 배점인 75점을 부여 받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기존에는 없었던 무주택기간 항목도 신설했다. 최근 5년간 무주택자였다면 5점의 가산점을 받는다. 대신 자격증보유는 기존 5점 만점에서 3점으로 낮추고, 기술·기능인력 및 핵심인력에 부여하는 가점은 최대 10점에서 7점으로 하향했다. 또 우선 공급자로 추천받은 뒤 실제 청약을 하지 않으면 최대 10점을 감점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중소기업 근로자 특별공급은 주택 사업시행자가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기 최소 2~3주 전에 각 시·도 지방중소벤처기업청에 공문을 보내 추천인을 모집한다. 기관에서는 일주일 정도 모집을 받아 추천대상자를 배점순으로 결정한다. 이때 추천자로 정해지면 당첨이나 마찬가지이며, 해당 아파트 청약일에 실제 청약을 넣으면 당첨이 최종 확정된다.
정기환 중기부 일자리정책과 과장은 “최근 서울과 경기에서 중소기업 근로자 특별공급으로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이들은 뿌리산업 또는 제조 소기업에서 20년 이상 장기 근속에 생애 최초 분양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며 “배점제에서 장기 재직한 무주택자 우대를 강화하는 쪽으로 관련 지침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이외에도 주변시세 대비 72~80%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제공하는 ‘일자리 연계 지원주택’도 확대 공급한다. 당초 2025년까지 3만호를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3만호를 추가해 총 6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 주택은 중기부가 국토교통부, 한국주택토지공사(LH), 각 시·도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중소기업이 소속 근로자에게 기숙사를 제공하는 사례를 확대하기 위해 정책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내년에 시범사업으로 중소기업이 시설자금 융자시 기업당 융자한도(60억~70억원) 외에 기숙사 건립·매입 비용은 별도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대희 중기부 중소기업정책관은 “중소기업 근로자의 주거지원은 중소기업 인력유입과 장기재직 유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며 “주택공급 소관부처인 국토부와 긴밀하게 협업해 가능한 부분부터 지원을 확대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에서는 중소기업 근로자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는 애초에 이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공급 물량 자체를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으로 장기근속자의 청약 당첨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애초에 공급 물량이 미미해 제도의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중앙회 배호영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근로자가 포함된 기관추천은 국가유공자, 장애인, 제대군인 등의 여러 유형과 함께 전체 공급물량의 10% 이내에서 정해지다보니 사실상 배정 물량이 턱없이 적다”며 “중소기업 인력 유입 및 장기재직을 유도하기 위해 물량을 더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