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방사능 물질 남한 넘어올 가능성…기류 분석 중"

by한정선 기자
2016.09.09 13:00:43

기상청 "5차 핵실험으로 추정하고 기류 분석"
"현재까지 인적, 물적 피해 보고 받지 못 해"

북한 인공지진 발생위치[제공=기상청]
[이데일리 한정선 기자] 기상청은 9일 오전 북한에서 발생한 인공지진으로 인한 방사능 물질이 남한으로 건너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류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 동작구 기상청 1층에서 ‘5차 북한 인공지진’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북한 함경북도 길주 인근에서 발생한 인공지진를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사능 물질이 넘어올 수 있어 바람의 방향인 기류를 분석하고 있다. 유용규 기상청 지진화산감시과장은 아직까지 인적, 물적 피해는 보고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번 인공지진이 발생한 위치가 남한에서 300~400km 떨어져 있어서 국내에서 진동을 감지한 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 5.0의 지진은 반경 100km까지 진동이 전해진다.



기상청은 “이번 5차 핵실험으로 추정되는 이번 인공지진은 그간 발생한 핵실험 중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북한의 핵실험은 주로 함북 길주 인근에서 발생했다. 오늘 발생한 인공지진이 북한의 핵실험으로 최종 분석되면 현재까지 북한의 핵실험 중에 가장 큰 규모로 기록된다. 지난 2006년 10월 9일 함북 길주 인근에서 이뤄진 북한의 1차 핵실험은 3.9의 규모로 분석됐다.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은 규보 4.5, 2013년 2월 12일 실시한 3차 핵실험은 규모 4.9, 올해 1월 6일 이뤄진 북한의 4차 핵실험은 규모 4.8로 나타났다.

5차 핵실험으로 추정되는 이번 인공지진은 지난 1월 발생한 4차 핵실험 때보다 약 2배의 화력을 가졌다. 이번 인공지진은 4차 핵실험 때보다 2배 크기의 에너지로 약 10kt의 화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 6일 발생한 4차 핵실험때는 4~6kt톤의 화력이었다.

기상청은 이번 인공지진으로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50여개의 관측소에서 모두 지진을 감지했으나 국가 안보 메뉴얼에 따라 바로 지진소식을 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원도 간성, 속초, 서화, 양양, 화천, 인제 관측소 순으로 지진을 감지했다. 유 과장은 “지진은 50초 안에 감지했지만 북한에서 발생한 지진이 인공지진으로 의심될 때 이를 분석하는데 15분~20분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기상청이 이날 북한의 지진을 인지한 즉시 청와대에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1차~5차 인공지진 비교[제공=기상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