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경계영 기자
2014.09.30 14:00:00
中 성장 둔화에 커지는 시장 리스크
치고 올라오는 경쟁자..현대차, 리스크 부담↓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2010년부터 하락국면에 접어들던 철강업종의 모습이 지난해부터 정유·석유화학업종에서 나타납니다. 믿는 구석이던 화학부문까지 부진해 장기간 저수익구조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상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한국기업신용평가팀 이사는 3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정유·석유화학업종에 주목했다. 시장에서 큰 변수로 보지 않았던 셰일가스란 존재에 국제 유가도, 업황도 크게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특히 중국이 변수다. 세계적으로 정유업체가 설비 운영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가운데 중국 내 정유업체는 대규모 증설로 공급을 늘린 반면 경기 둔화로 수요가 줄어 수급 모두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한 이사는 “중국에서 적은 비중으로나마 순수출로 돌아설 경우 국내 정유사는 크게 타격받는다”며 “글로벌 정유·석유화학업체와 달리 원유부터 석유·화학까지 통합된 형태가 아니고 정유부문을 상쇄하던 파라자일렌(PX) 등 화학부문마저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정유·석유화학업체는 철강업체보다 재무 여력 측면에서 떨어진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그는 “정유사는 투자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재무지표가 좋지 않고 처분할 만한 자산도 마땅찮다”며 “철강사와 달리 제품을 차별화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봤다.
그는 철강업종 역시 여전히 ‘기나긴 겨울’을 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이사는 “중국의 공급 과잉 상태가 앞으로 10년 내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며 “여기에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돼 수요까지 빠지고 있어 시장과 경쟁자 리스크 모두 커졌다”고 진단했다.
포스코(005490)의 영업이익이 최근 6개 분기 연속 증가했지만 철강업황 전체의 회복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철광석 가격이 내렸지만 차량용 강판, 에너지강재 등 부가가치가 있는 분야를 키워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
그는 “업황이 좋아진 것이라면 중국 철강사가 가동률을 늘리거나 증설할텐데 그렇지 못하다”며 “중국의 공급과잉과 성장 둔화가 지속될 전망인 가운데 자산 매각 등 향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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